시민과학자 참여로 100년 가까이 된 허블 은하분류법 '흔들'

입력 2019-06-12 11:06  

시민과학자 참여로 100년 가까이 된 허블 은하분류법 '흔들'
'천문학 교과서' 허블 분류법 오류 대형 샘플로 확인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우주를 구성하는 은하는 미국의 저명 천문학자인 에드윈 허블이 1927년에 제시한 분류 기준을 따르고 있다. 당시 관측된 은하를 모양에 따라 분류했는데 두 갈래로 된 소리굽쇠를 닮았다고 해서 '허블 튜닝 포크(Hubble Tuning Fork) '로도 불린다.
100년 가까이 교과서처럼 이용돼온 이 은하 분류법이 시민과학자들의 참여로 오류가 확인되고 바뀔 처지에 놓였다.
영국 왕립천문학회(RAS)에 따르면 미국 해버포드 칼리지의 카렌 마스터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시민과학자 참여 프로그램인 '갤럭시 주(Galaxy Zoo)' 자료를 활용해 허블 분류법의 오류를 밝히는 연구결과를 학회 월보(MNRAS)에 발표했다.
허블은 은하 중앙의 별이 모여있는 팽대부(bulge) 크기와 나선 팔이 감긴 정도 등 두 개의 특성을 갖고 은하를 분류하면서 두 특성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지적했지만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 골자다.
연구팀은 수십만명의 시민과학자가 참여해 특성별로 분류한 6천여개의 은하를 통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 허블 박사가 활동하던 시기에는 가까운 곳에 있는 밝은 은하만 관측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세계 각지에서 관측된 은하 이미지를 시민과학자들이 특성별로 분류해 놓음으로써 당시보다 15배나 많은 은하 샘플을 갖고 연구가 진행될 수 있었다고 한다. 허블 박사는 허블 튜닝 포크 외에도 은하의 후퇴(後退)속도가 은하의 거리에 비례한다는 '허블의 법칙'을 발견해 우주팽창설의 기초를 세우는 등 천문학계에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그의 업적을 기려 우주망원경에 그의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허블 분류법은 은하를 크게 나선은하와 타원은하, 불규칙 은하로 구분하고 있다. 은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나선은하로 모양에 따라 정상 나선은하(S)와 막대 나선은하(SB)로 나누고 나선 팔이 휘감긴 정도에 따라 a~c 3가지 형으로 세분했다. 타원(elliptical) 은하는 편평도에 따라 E0~E7으로 구분해 전체적으로 소리굽쇠 모양을 띄었다.



나선 팔의 형성과 관련해, 허블 박사는 팽대부가 클수록 나선팔이 더 강하게 감기는 경향이 있다고 밝힘으로써 밀도파(density wave) 이론에 힘을 실어줬으며 가장 유력한 모델이 돼왔다. 이는 나선 팔이 고정 구조물이 아니라 은하 원반 내 밀도 높은 물질의 물결이 만들어낸 것으로, 별이 안팎으로 이를 오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일부 나선 팔은 중력에 묶여 서로 회전하는 별들로 구성된 고정된 구조물이라는 새로운 이론이 제기돼 있으며 이는 나선은하에 관한 첨단 컴퓨터 모델을 통해서도 뒷받침되고 있다.
갤럭시 주 프로젝트 과학자이기도 한 마스터스 교수는 보도자료를 통해 "팽대부 크기와 나선 팔의 감긴 정도는 모든 천문학 교과서에 은하 분류의 기본적 내용으로 들어가 있는 것이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은 놀라운 결과였다"면서 "은하의 구조가 어떻게 발달하는지를 이해하는데 큰 충격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갤럭시 주 프로젝트 차석 과학자인 브룩 시몬스 박사는 "이번 연구 과정에서 새로운 눈을 갖게 된 것은 대단한 일"이라면서 "이번 연구결과는 은하의 나선 구조가 발견된 지 170년이 지났지만, 무엇이 이런 아름다운 구조를 갖게 했는지를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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