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보수당 대표경선 후보 10명 중 8명 '마약 경험' 논란

입력 2019-06-12 12:02  

英 보수당 대표경선 후보 10명 중 8명 '마약 경험' 논란
마약 전력 계기로 보수당 정쟁 비판대에…오바마·클린턴 사례 거론 반론도
마약범 관리 법무장관 출신 고브 환경장관 '이중성' 비난 이어져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테리사 메이 총리가 내놓은 당대표직에 도전장을 던진 영국 보수당 리더 10명 중 8명이 과거 마약에 손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우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한 보수당 당 대표 후보들의 마약 전력 관련 발언을 소개했다.
가장 유력한 후보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은 지난 2015년 정치풍자 쇼에 출연해 "코카인을 흡입한 적이 있다. 하지만 재채기를 하는 바람에 콧속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고 했다.
또 그는 2017년 인터뷰에서 대학 재학 당시 코카인과 마리화나에 손을 댄 적이 있다고 인정했지만, 그로 인해 "약학적 또는 향정신성 효과를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제러미 헌트 현 외무장관도 일간 더 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인도로 배낭여행을 갔을 때 마리화나가 들어간 라시(인도 전통 음료)를 마신 적이 있다. 그것은 '밀밭'(wheat fields) 만큼 짓궂은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가 거론한 밀밭은 당 대표직을 내놓은 테리사 메이 총리가 어릴 적 가장 큰 비행(卑行)에 대한 질문을 받고 '밀밭에 빠진 적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이른다. 일각에선 이 발언을 성적인 경험과 연관 짓는 해석도 나왔다.
안드레아 레드섬 전 하원 원내총무는 경쟁자인 마이클 고브 환경 장관이 젊은 시절 코카인 투약 사실을 인정한 것과 관련 "대학생 시절 마리화나를 흡연한 적이 있지만, 그 이후로는 하지 않았으며, 코카인과 같은 A 등급 마약에 손을 댄 적은 없다. 의원이 되기 전 누구나 개인 생활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브 장관은 일간 데일리 메일과 한 인터뷰에서 젊은 시절 코카인 투약 사실을 인정하고 "마약은 삶을 망친다. 매우 위험하다. 그것은 실수였다"고 밝혔다.
또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도 학생 때 마리화나 흡연 사실을 인정했고,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열린 결혼식에 초청을 받았을 때 아편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맷 핸콕 보건부 장관, 에스더 맥베이 전 고용연금부 장관의 경우 스스로 또는 주변 인물에 의해 마리화나 흡연 전력이 알려졌다.
마크 하퍼 전 제1 원내총무와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 등 2명의 후보만이 마약 전력이 없다고 밝힌 인사들이다.
차기 총리가 될 당 대표 후보 중 대다수의 마약 관련 언급이 잇따르면서 보수당이 나랏일은 뒷전으로 미루고 정쟁만 일삼는다는 비판이 더욱 거세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어린 시절 마약에 손을 댄 적이 있다는 사실이 정치생명을 끝낼 만한 고백이 아니었다는 것을 전제로 한 반론도 있다.
또 코카인 흡입설을 부인하지 않았던 데이비드 캐머런이 보수당 대표와 총리를 역임했다는 점도 후보들의 마약 전력을 옹호하는 논리가 되고 있다.
그러나 존슨 전 장관과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고브 장관의 코카인 투약 사실은 경선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자주 논란이 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마약 투약 전력이 있는 그가 마약범 등을 가두는 교정시설 관리 책임이 있는 법무장관을 지낸데다, 1999년 타임스 오브 런던에 중산층의 마약 복용을 비판하는 글을 쓰기도 했던 것이 그의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성향을 드러냈다는 비판이다.


현지 일간 메일은 지난 9일 1면 기사에 '고브, 마약 위선'이라는 제목을 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고브 장관은 후보 사퇴 의사를 묻는 기자에게 "나는 승리하기 위해 (경선에) 참여했다"며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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