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서 '불량 히잡' 女승객 강제 하차한 택시 논란

입력 2019-06-12 18:34  

이란서 '불량 히잡' 女승객 강제 하차한 택시 논란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에서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성 승객을 도로 한가운데서 강제로 내리게 한 택시운전사를 두고 최근 논란이 뜨겁게 벌어졌다.
12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따르면 푸예 라는 20대 여성은 지난주 테헤란에서 이란의 택시호출 서비스 '스냅'으로 부른 차에 탔다.
이 택시운전사는 운행 도중 이 여성이 히잡을 쓰는 둥 마는 둥 했다면서 자동차 전용 도로에 차를 멈추고 내리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남성 운전사와 여성 승객이 설전을 벌였고, 결국 승객이 하차했다.
운전사는 여성 승객이 히잡을 바르게 쓰지 않아 경찰에 적발되면 자신의 차가 최장 3주간 압류돼 영업할 수 없기 때문에 승객을 내리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이란에서는 경찰이 차에 탄 여성의 히잡 착용을 감시해 차주에게 범칙금을 물리거나 상습적일 경우 차량을 압류한다.
분을 참지 못한 여성 승객은 자신의 SNS에 운전사의 사진, 전화번호, 차량 번호를 올리면서 스냅 본사가 그를 해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냅을 이용하면 운전사의 개인정보를 승객이 알 수 있다.
이 글이 SNS상에서 확산하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여성 승객을 옹호하는 네티즌은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승객을 내리도록 한 운전사의 강압적 태도를 비판하면서 택시운전사가 운행 서비스를 제공하면 될 일이지 히잡까지 간섭할 권리는 없다고 주장했다.
반대편에선 이른바 '불량 히잡' 탓에 택시가 경찰에 적발될 수 있기 때문에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은 여성 승객이 무고한 운전사의 생계를 위협한 것이라면서 운전사를 두둔하는 반론을 폈다.
논란이 커지자 스냅 본사는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9일 "스냅과 소속 운전사는 이슬람 율법과 사회 상규를 존중한다. 운전사의 조처는 적절했다. 운전사의 개인정보를 공개한 여성 승객을 고소하겠다"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이에 이 여성 승객은 10일 자신의 SNS에 "스냅과 운전사에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 앞으로 사회적 규율을 잘 지키겠다"라는 글을 올려 사과했다.
여성 승객이 공개 사과하자 스냅은 "승객이 사과한 만큼 고소하지는 않겠다"라고 답했다.
이란에서는 외국인을 막론하고 여성이 외출할 때는 히잡을 써야 한다.
차량 안에서 히잡을 착용하는 문제를 두고 밀폐된 차는 집과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공간이므로 히잡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남이 볼 수 있는 만큼 착용해야 한다고 이란 종교계는 해석한다.
아랍권의 히잡이 검은색 계열에 머리카락까지 완전히 가리는 형태지만 이란에서는 색깔이 다양하고 앞머리를 내놓은 '루싸리'라고 불리는 느슨한 스카프를 착용하는 여성이 많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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