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소설 강세속 日 장르소설 출간 열풍

입력 2019-06-13 16:25  

일본소설 강세속 日 장르소설 출간 열풍
히가시노·야쿠마루 추리물부터 아이돌이 쓴 청춘물까지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국내 출판계에 일본 소설 강세가 계속되면서 최근 들어 일본 장르 소설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미스터리, 추리, 공상과학(SF), 로맨스 등 다양한 일본 장르물이 여름 문턱에서 서점가 문학 코너를 장악할 기세다.
위안부 문제 등으로 반일(反日) 코드가 뜨고 한일 관계가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 흥미롭기도 하다. 문화 분야에서는 최근 문학·출판뿐 아니라 여행과 음식 등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난다.
13일 교보문고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베스트셀러 종합순위 톱20에 든 소설은 4편에 그쳤으며, 이 중 한국소설은 단 하나도 없었다.
4편 모두 외국 소설인데, 절반인 2편을 일본 소설이 차지했다. 요즘 인기 있는 일본 작가인 야쿠마루 가쿠의 '돌이킬 수 없는 약속'과 히가시노 게이고의 '인어가 잠든 집'이었다.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거의 일본 작가 독무대다.
15위까지 순위에서 무려 9편이 일본 소설로 집계됐다. 특히 히가시노 게이고는 혼자서 작품 5편을 베스트셀러 소설 부문 15위 안에 진입시켰다.
야쿠마루 가쿠, 무라카미 하루키, 후지마루,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이 각각 1편씩 포함됐다.
이런 열풍을 타고 이번 주에만 미스터리물 위주로 무려 7편 일본 장르 소설이 국내에 번역 소개된다.



선두주자로 역시 추리소설 대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빠지지 않았다.
히가시노가 쓴 '사소한 변화'(비채)를 비롯해 야쿠마루 가쿠의 '우죄',(달다), 이케이도 준의 4부작 '한자와 나오키' 1·2부(인플루엔셜), 사토 아유코의 '터부'(문학사상), 미치오 슈스케의 '스켈리튼 키'(검은숲), 에도가와 란포의 '엽기의 말로'(b), 타카야마 카즈미의 '트라페지움'(아르테) 등이 이미 공식 출간됐거나 곧 서점에 나올 그의 작품이다.
'사소한 변화'는 히가시노가 데뷔 6년 차이던 1991년 쓴 서스펜스 스릴러로 당시로는 톡톡 튀는 신선한 감각과 창의력이 돋보인다.
총을 맞고 사경을 헤매다 뇌 이식을 받고 목숨을 건진 청년이 이후 변해가는 자아를 지키기 위해 뇌 이식 수술에 감춰진 비밀을 추적한다. 일본에서 영화와 드라마로 모두 만들어져 인기를 끈 작품이다.
'우죄'는 과거를 숨기는 남자가 과거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소년 범죄의 가해자였을 가능성을 추적한다.
소년 범죄에 천착한 야쿠마루답게 소년 범죄가 일어난 이후 이야기를 다룬다. 이 남자의 회사 기숙사 동료, 이 남자를 과거 의료소년원에서 치료한 여의사, 포르노그래피 여배우 등이 이 남자 비밀을 추적해가는 과정을 좇는다.
'한자와 나오키'는 일본에서만 누적 집계 570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다.
은행원 출신 나오키상 수상 작가인 이케이도는 금융회사 안에서 일어나는 음모를 미스터리 활극으로 그려냈다. 1·2권은 일본에서 드라마로 제작돼 40%가 넘는 시청률을 올렸다고 한다. 3·4권은 오는 9월과 11월 국내 출간되며 2020년 일본 드라마로 방영된다.
이케이도는 인플루엔셜 인터뷰에서 "필사적으로 살아가려는 모습만큼 아름답고 귀한 것은 없고 거기엔 반드시 여러 드라마가 있다"면서 "작가로서 쓸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터부'는 됴쿄대 출신 천재 여성 작가이지만 어린 시절 성적 학대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40대 초반 약물 중독으로 요절한 사토의 관능적 미스터리 소설이다.
가학적 성행위와 살인이 수수께끼처럼 잇따른 한 가문의 암울한 욕망과 비밀을 탐정과 대학 조교가 밝혀낸다.
불쾌할 수도 있는, 고통과 증오로 가득한 이야기가 결말엔 해방과 구원으로 끝을 맺는다.
'스켈리튼 키'는 사이코패스에 관한 이야기다.
나오키상 수상 작가인 미치오는 사이코패스를 제삼자 시선이 아닌 1인칭 주인공으로 그려내며 독자를 숨 막히게 만든다.
속도감과 낯선 심리 묘사가 이어지면서 페이지가 순식간에 넘어간다.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도가와 란포의 1930년작 '엽기의 말로'도 일본 장르 소설의 인기를 타고 번역 출간됐다.
란포가 창조한 일본 최초의 이야기 속 탐정 아케치 고고로가 등장한다. 그는 이 작품에 대해 "내 장편 중 기형아처럼 희한한 작품"이라고 자평했다.
도쿄를 무대로 사람의 용모를 완전히 개조하는 '인간개조술'을 통해 가짜가 탄생하는 이상한 일들을 추적한다.
'트라페지움'은 일본 인기 걸그룹 '노기자카46' 멤버 타카야마 카즈미가 소설가로 데뷔 후 내놓은 첫 장편이다.
출간 석 달 만에 일본에서 20만부를 돌파하며 베스트셀러가 됐다.
스타를 꿈꾸는 소녀와 아이돌 친구들이 데뷔를 위해 뛰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그린다.
lesl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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