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로 실각한 무르시 前이집트 대통령 재판중 사망(종합2보)

입력 2019-06-18 10:26  

쿠데타로 실각한 무르시 前이집트 대통령 재판중 사망(종합2보)
법원서 증언후 쓰러져…무슬림형제단 등 국제사회 진상조사 촉구
인권단체 "치료·접견 기회 박탈했다" 이집트 정부 비판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김승욱 기자 = 지난 2013년 쿠데타로 실각한 뒤 수감생활을 해온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이 재판 도중 쓰러져 사망했다.
그가 몸담았던 이슬람형제단과 인권단체 등은 이집트 정부가 무르시에게 외부인 접견과 치료를 허락하지 않았다면서 그의 사망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17일(현지시간) 알아흐람 등 이집트 언론과 AFP통신 등은 이집트 법조계 및 보안당국 소식통 등을 인용해 올해 67세인 무르시 전 대통령이 이날 카이로의 법원에서 쓰러진 뒤 숨졌다고 밝혔다.
법조계의 한 소식통은 AFP에 "그(무르시 전 대통령)가 유리로 된 감금장치 안에서 발언한 뒤 의식을 잃었다"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익명의 법조계 관계자를 인용해 무르시가 자신의 석방을 유도할 수 있는 많은 비밀을 알고 있지만, 그럴 경우 국가 안보를 해칠 수 있다며 이를 누설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무르시는 이날 법정에서 약 5분간 고요하지만 조리있게 발언했으며, 자신이 아직 이집트의 합법적인 대통령이라고 주장하면서 특별 재판을 요구했다고 그의 변호사가 전했다.
무르시는 이슬람 형제단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와 접촉했다는 의혹 속에 간첩혐의를 받아왔다.
이집트 검찰은 무르시가 이날 오후 4시 50분께 병원에서 사망선고를 받았다며 부검 결과 시신에서 부상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무르시가 양성종양(Benign tumor·비정상적으로 큰 세포 덩어리)으로 고통받았다고 전했으며, AP는 그가 당뇨병을 앓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무르시는 이집트의 최대 이슬람 조직이었던 무슬림형제단 간부 출신 지도자다.
무슬림형제단은 이날 성명에서 정부가 수년간의 열악한 수감생활을 통해 무르시를 사실상 살해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또 무슬림형제단은 무르시의 죽음에 대한 국제적인 조사를 요구했으며, 이집트 국민에게 그의 장례식에 참석할 것을 촉구했다.
친(親) 무슬림형제단 정권으로 평가되는 터키와 카타르는 무르시의 사망에 애도를 표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무르시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을 접한 후 "알라가 우리 형제 무르시를, 우리 순교자의 영혼에 안식을 주시기를"이라고 조의를 표했다.
또 카타르 군주(에미르)인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는 트위터에 "무르시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듣고 깊은 슬픔에 빠졌다"며 "그의 가족과 이집트 국민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이집트 당국에 독방 수감과 외부접촉 차단 등을 포함한 무르시의 사망 정황에 대한 공정하고 투명한 조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세라 레아 휘트슨 중동 국장도 정부가 적절한 치료를 허락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무르시의 죽음이 "끔찍하지만, 완전히 예견 가능한 일"이었다고 비판했다.



1951년 이집트 북부 샤르키아주에서 태어난 무르시는 1975년 카이로대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1982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서 공학 박사 학위도 받았다.
1985년 이집트로 돌아온 그는 자가지크대학에서 재료공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그는 1970년대 중반 사상적으로 이슬람 조직 무슬림형제단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고 1992년부터 무슬림형제단 정치국 위원으로 본격적으로 활동했다.
2011년 시민혁명으로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30년 철권통치가 무너졌을 때 무슬림형제단 지도자였다.
무르시는 이집트에서 처음 자유 경선으로 치러진 2012년 6월 대선에서 무슬림형제단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러나 집권 1년 만인 2013년 7월 압델 파타 엘시시 현 대통령의 군부 쿠데타로 실각했다.
무르시가 축출됐을 당시 이슬람 색채가 강한 새 헌법에 대한 반감과 경제 악화와 치안 부재 등으로 정권에 대한 지지도가 크게 떨어져 있었다.
무르시는 권좌에서 축출된 뒤 수감생활을 하며 엘시시 정권으로부터 탄압을 받았다.
2015년 이집트 법원은 무르시가 2011년 시민혁명 당시 교도소를 탈옥하고 경찰을 공격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했다.
또 이듬해인 2016년 이집트 대법원은 폭력 선동 혐의로 무르시에 대한 징역 20년형을 확정했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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