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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개월前 '보성 소방헬기 추락'…"규정보다 긴 물주머니가 원인"

입력 2019-06-25 07:21   수정 2019-06-25 09:25

19개월前 '보성 소방헬기 추락'…"규정보다 긴 물주머니가 원인"
항공조사위 "물주머니가 꼬리 회전날개 때려 파손되며 조종능력 상실"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1년 7개월 전 조종사 1명이 숨진 전남 보성의 소방헬기 추락 사고는 규정보다 긴 화재 진화용 물주머니를 매달고 비행하다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규정보다 긴 빈 물주머니가 비행 중 뒤로 펴지면서 꼬리 회전날개를 쳐 날개가 떨어져 나가 조종능력을 상실한 것이 추락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혔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25일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담은 '항공기 사고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위에 따르면 2017년 11월 16일 오후 4시 35분께 민간업체 에어로피스사 소속 헬기(HL9170)가 전남 보성군에 있는 벌교 이착륙장을 떠났다.

이 헬기는 전남 화순군 유천리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를 위해 물주머니를 매달고 이륙했다.
이륙 5분 뒤 이 헬기는 벌교읍 고읍리 상공 약 150∼200m에서 꼬리 회전날개가 떨어진 채 10여 차례 비정상 회전을 거듭하다 결국 추락했다.
이 사고로 조종사 A(63)씨가 숨지고 헬기가 크게 파손됐다.
사고 헬기는 보성·고흥·화순군이 산림화재 감시용으로 공동임차한 것으로, 이날도 산불 진압을 위해 출동하는 길에 변을 당했다.
보고서는 이 사고가 헬기·물주머니 사용 매뉴얼을 제대로 따르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결론냈다.

'헬기 매뉴얼'이 외부화물의 꼬리 회전날개 충격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고 '물주머니 서비스 매뉴얼' 역시 빈 물주머니가 꼬리 회전날개까지 올라갈 수 있는 위험성을 설명하고 있지만, 이런 경고를 따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사위 측정 결과 사고 헬기 동체에 화물을 묶는 인양 고리부터 꼬리 회전날개까지 길이는 530㎝로 조사됐다.
매뉴얼대로라면 물주머니는 이보다 최소 6인치(15.2㎝) 이상 짧아야 한다.
하지만, 물주머니의 길이는 612㎝였고, 추가연결고리(13㎝) 길이까지 합하면 총 길이는 625㎝에 달했다.
규정보다 1m 이상 긴 물주머니를 사용하다 이 물주머니가 뒤로 펴지면서 꼬리 회전날개를 때려, 회전날개가 떨어지면서 조종 불능 상태를 맞은 것으로 조사위는 판단했다.
조사위는 떨어진 꼬리 회전날개 표면에 도포된 페인트 조각을 물주머니에서 수거한 페인트 조각과 정밀 비교해 색상, 재질, 원소 등 성분 같은 것을 확인했다.
조사위는 "사고 당시는 맑은 날씨였고 바람도 약해 비행에 영향을 줄 만한 것이 없었다. 그런데도 헬기 물주머니가 꼬리 회전날개를 타격하게 된 것은 규정보다 긴 물주머니를 달고 산불현장으로 비행하던 중 조종사가 어떤 이유인지는 알 수 없으나 철새와 같은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 조종간을 급격하게 조작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조사위는 이 같은 사고가 헬기 사고 유형 중 가장 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고 헬기 제작사가 발행한 '안전정보공지'(SIN)에 따르면 가장 많은 유형의 혈기 사고가 외부화물에 관련된 것으로 약 31%를 차지했다.
이 중 41%는 외부화물이 헬기 기체와 꼬리 회전날개에 충돌해 발생했다.
이 때문에 헬기 제작사·물주머니 제작사가 매뉴얼을 통해 경고했으나 이를 준수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위는 결론 내렸다.
조사위는 이번 사고 조사 결과에 따라 이미 지난해 7월 헬기 운용사와 정부 관계 부처에 긴급안전권고를 발령하고 물주머니 일제 점검과 적절한 물주머니 운용지침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d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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