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 과거사 사과…"검찰 소임 다하지 못해 반성"(종합)

입력 2019-06-25 13:22  

문무일 검찰총장, 과거사 사과…"검찰 소임 다하지 못해 반성"(종합)
"정치적 사건에서도 중립성 어겨"…재발 방지 위한 '제도·절차 개선' 약속
"개별사건 구체적 사과 방식은 내부 검토 중"…남은 임기 안에 개별사건 사과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퇴임을 한달여 앞둔 문무일 검찰총장이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의 권고에 따라 과거 검찰 부실수사와 인권침해와 관련해 사과하고 재발방지책 마련을 약속했다.
문 총장은 25일 오전 10시30분 대검찰청 청사 4층 검찰역사관 앞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과거사위 조사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공정한 검찰권 행사라는 본연의 소임을 다하지 못했음을 깊이 반성한다"며 "큰 고통을 당하신 피해자분들과 그 가족분들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국가권력에 의해 국민의 인권이 유린된 사건의 실체가 축소·은폐되거나 가혹 행위에 따른 허위자백, 조작된 증거를 제때 걸러내지 못해 국민 기본권 보호의 책무를 소홀히 했다"고 밝혔다.
문무일 검찰총장 "검찰 소임 다하지 못해 반성"…과거사 사과 / 연합뉴스 (Yonhapnews)
문 총장은 또 과거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못했다는 과거사위의 지적도 받아들여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정치적 사건에서 중립성을 엄격히 지켜내지 못하거나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지 못해 사법적 판단이 끝난 후에도 논란이 지속되게 한 점에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이어 "검찰은 향후 권한을 남용하거나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공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제도와 절차를 개선해 나가고, 형사사법 절차에서 민주적 원칙이 굳건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사과 입장 발표 후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는 과거사위가 지적한 개별사건에 대해서 구체적인 사과 방식과 절차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개별사건에 대한 사과)의 구체적 방법은 내부적으로 계속 검토 중"이라며 "어떤 방식, 절차를 취할지는 개별사건마다 달라서 검토가 필요하다. 남은 임기 동안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겠다"고 말했다.
과거사위가 법무부 산하에 설치됐는데도 조사 실무를 맡은 진상조사단을 대검 산하에 두면서 효과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선 검찰 수사자료를 열람하기 위해서는 진상조사단을 대검 산하에 둘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문 총장은 "검찰 자료는 법률상 근거 없이 볼 수 없어 진상조사단에 검사가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며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편법 같지만 최대한 합법적 요소로 맞춰낸 것"이라고 부연했다.
과거사위의 성과와 관련해서는 "문제가 있었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과거사위가 법률적 근거가 마련됐으면 좀 더 효율적으로 활동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덧붙였다.


2017년 12월 출범한 과거사위는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2013년) ▲ PD수첩 사건(2008년) ▲ 배우 고(故) 장자연씨 성접대 의혹(2009년) ▲ 용산참사(2009년) ▲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1991년) 등 17개 과거사 사건을 재조사했다.
조사결과 용산참사 사건과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등 8건과 관련해 검찰의 부실수사나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지적하고,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책 등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문 총장은 2017년 취임 후부터 꾸준히 과거사 사건에 관심을 보이며 유감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지난해 3월 박종철 열사의 부친인 고(故) 박정기 씨를 방문해 과거사에 대해 사과한 바 있다. 또 같은 해 11월에는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을 만나 "마음 깊이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17일에도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숨진 희생자들의 유가족 공동체인 '한울삶'을 방문해 검찰의 과오를 사과했다.
hy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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