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극장가, 디즈니 공습에 한국영화는 긴장

입력 2019-06-25 18:07  

여름 극장가, 디즈니 공습에 한국영화는 긴장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라이온 킹' 흥행 바통 이어받을 듯
한국영화 4편 출격…CJ '엑시트', 롯데 '사자' 같은날 격돌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이도연 기자 = 극장가에 디즈니 공습이 거세지면서 올여름 개봉을 앞둔 한국영화들에 비상이 걸렸다.
관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여름 시장은 전통적으로 한국영화가 강세를 보였다. 배급사마다 텐트폴 영화(가장 흥행에 성공할 만한 작품)를 줄줄이 선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한국영화 강세를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영화계 관계자는 "그동안 마블 영화만 피하면 한국영화는 여름 시장에서 승산이 있다고 봤지만, 지금은 디즈니 영화는 다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재 극장가도 디즈니 천하다. '알라딘'은 개봉한 지 한 달이 넘었는데도 박스오피스 1, 2위를 오르내리며 25일 기준 누적 관객 700만명을 돌파했다. 실시간 예매율도 신작인 '비스트', '존 윅3: 파라벨룸'을 제치고 1위를 달린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 4' 역시 개봉 엿새 만에 120만명을 불러모으며 집안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디즈니 영화처럼 동화적 판타지에 휴머니즘이 담긴 영화가 요즘에는 별로 없었다"면서 "로맨스나 로맨틱 코미디, 가족 성장 드라마 등 온 가족이 즐길 만한 장르가 별로 없는 가운데, 디즈니 영화들이 관객들의 중요한 결핍을 채워주는 창구가 됐다"고 분석했다.
'알라딘' '토이 스토리 4'는 모두 과거 흥행이 검증된 영화들을 토대로 한 작품이어서 어린이 관객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향수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들 작품 흥행 바통은 다음 달 2일 개봉하는 마블 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이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2017년 개봉한 전작 '스파이더맨: 홈커밍'도 약 726만명을 불러모아 그해 개봉한 외화 가운데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올여름 최대 화제작은 단연 '라이온 킹'이다. 1994년 동명 애니메이션이 원작으로, 원작은 당시 북미와 전 세계에서 최고 흥행과 박스오피스 1위 기록을 세웠다. 뮤지컬로도 제작돼 브로드웨이에서 큰 인기였다.
이번 실사영화에서는 심바 목소리를 도널드 글로버, 날라 목소리는 비욘세가 연기했다. 원작 음악을 맡은 영화음악 거장 한스 치머와 전설적인 팝가수 엘튼 존이 실사영화에서도 다시 뭉쳤고, '정글북' 존 파브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강 평론가는 "(원작은) 서사구조 자체가 성장 이야기를 담은 데다 코믹과 개그 코드까지 담겼다"면서 "디즈니 리뉴얼의 모든 화력이 '라이온킹'에서 결집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한국 관객들이 좋아하는 뮤지컬 영화인 데다 유아층부터 중장년층까지 공략할 수 있어 '알라딘'보다 파괴력이 훨씬 클 것이라는 게 영화계 중론이다.
'라이온 킹'은 여름 극성수기가 시작되기 한 주 전인 7월 17일(북미 7월 19일)에 개봉한다. 그 오프닝 성적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극장가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박스오피스프로닷컴은 '라이온 킹'의 북미 오프닝 성적을 1억8천만∼2억3천만 달러로 예측했다.
조성진 CGV 전략지원 담당은 "'라이온 킹'이 개봉 첫 주에 어떤 성적을 거두느냐에 따라 그 뒤로 줄줄이 개봉하는 한국영화들 흥행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올여름에 출격하는 한국영화들도 면면이 만만치는 않다. 다양한 장르 영화 네 편이 차례로 개봉해 '라이온킹' 뿐만 아니라 한국영화끼리도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송강호·박해일 주연 '나랏말싸미'(조철현 감독)는 7월 24일 개봉한다. 한글 창제 과정을 다룬 사극으로, 송강호가 인간적인 매력을 지닌 세종을 연기했다.
한 주 뒤인 31일에는 국내 양대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와 롯데엔터테인먼트 신작이 동시에 맞붙는다.
조정석·임윤아를 앞세운 '엑시트'(CJ엔터테인먼트·이상근 감독)는 청년 백수와 대학 동아리 후배가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하는 내용을 그린 재난 액션. 액션과 코미디를 재기발랄하게 버무린 작품으로, 가족 관객층을 타깃으로 한다.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사자'는 '청년경찰'을 연출한 김주환 감독 두 번째 작품으로, 격투기 선수가 구마사제를 만나 악의 사신과 최후 대결을 벌인다는 내용의 미스터리 액션이다. 요즘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배우 박서준의 다양한 액션과 연기가 관전 포인트다.
1920년 6월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거둔 독립군 전투를 그린 '봉오동 전투'(원신연 감독)는 8월 초 출격한다. 대세 배우 류준열이 주연을 맡았다.
극장 관계자는 "한국영화 대작들이 '라이온 킹'과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며 "다만, 관객 타깃층은 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영화 흥행은 극장을 얼마나 많이 잡느냐에 따라 갈린다. 영화계 관계자는 "멀티플렉스 CGV를 거느린 CJ와 롯데시네마를 거느린 롯데가 배급력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대작 2편이 동시에 격돌하다 보니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fusionjc@yna.co.kr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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