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인터뷰] 9·19군사합의, 본격 군축으로 이어지나…軍도 연구 착수

입력 2019-06-26 16:03  

[文대통령 인터뷰] 9·19군사합의, 본격 군축으로 이어지나…軍도 연구 착수
文대통령 "비핵화 진전 따라 北장사정포·단거리미사일 군축"
군사합의 이행으로 운용적 군비통제 입구 진입…군사회담 주요의제 될 듯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9·19 남북 군사합의가 제대로 이행된다면 군축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합뉴스 및 세계 6대 뉴스통신사와 서면인터뷰에서 "남북 군사합의서가 제대로 잘 이행된다면, 이후에는 남북 군사공동위원회를 통해 상호 군사정보를 교환하거나 훈련을 참관하는 등 군사태세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는 단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더 나아가 비핵화 진전에 따라 우리 수도를 겨냥하고 있는 북한의 장사정포와 남북 간에 보유하고 있는 단거리 미사일 등의 위협적 무기를 감축하는 군축단계로까지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언급과 함께 군 내부에서도 구체적 남북 군축 실행 방안을 연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군사공동위가 가동되거나 군사회담이 열리면 주요의제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군축문제는 작년 4·27 남북 정상회담에 이은 9·19 군사합의서가 채택되어 시행된 이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군사합의서 이행으로 초보적인 군사적 신뢰가 구축되고 있어 좀 더 진전된 단계로 발전할 필요성이 있다는 여론이 무르익고 있어서다.
남북은 군사합의서를 통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와 비무장지대(DMZ)내 감시초소(GP) 각 10개 시범파괴, 지·해상·공중 적대행위 중지 등 초보적인 신뢰구축 조치를 이행 중이어서 차후 높은 단계의 군비통제로 갈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적으로 군사적인 신뢰를 쌓는 단계는 초보적 군사 신뢰구축→운용적 군비통제→구조적 군비통제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초보적 신뢰구축은 이미 시행되고 있는 군사 당국간 직통전화 설치, 군사분계선(MDL) 인근 상호훈련 중지 및 통보 등을 말한다.
운용적 군비통제는 DMZ 내 GP 공동철수, 장사정포 후방 배치, 단거리 미사일 감축 등 진전된 신뢰 조치로 진입하는 단계다. 이 단계가 지나면 병력 감축, 최전방 부대의 후방 배치, 무기 감축 등 구조적인 군비통제 단계가 이행된다.
남북은 군사합의서 이행을 통해 초보적 조치를 넘어 운용적 군비통제 입구까지 들어선 것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운용적 군비통제에서 일정한 성과를 내어 구조적 군비통제로 진입한다면 한반도는 그야말로 '냉전의 벽'을 허물고 진일보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운용적 군비통제 과제는 남북 군사공동위원회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국방부는 1992년 5월 남북합의서를 준용해 차관(인민무력성 부상)급을 위원장으로 분기 1회 군사공동위를 개최하는 방안을 북측과 협의할 계획이다. 올해 초 군사공동위 구성 등을 논의할 군사회담을 제의했지만, 북측은 아직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군사공동위에서 상호 군사정보 교환 및 훈련 참관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상호 군사정보 교환과 훈련 참관은 군사적 신뢰를 쌓고 군사적 투명성을 높이는 최적의 방안으로 꼽힌다.
이를 통해 신뢰를 쌓고 장사정포와 단거리 미사일 감축 등 깊숙한 운용적 군비통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군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MDL 인근에 배치된 북한군의 1천여 문에 달하는 각종 포 가운데 장사정포는 핵·미사일, 특수전 부대와 함께 북한의 3대 위협 전력으로 꼽힌다. 사거리 54㎞의 170mm 자주포 6개 대대와 사거리 60㎞의 240mm 방사포 10여개 대대에 속한 장사정포 330여 문이 수도권을 직접 겨냥하는 것으로 군 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이에 군도 155㎜ K-9 자주포(사거리 40여㎞), 차기 다연장로켓포(MLRS) '천무'(사거리 80㎞)를 전방에 집중적으로 배치해놓고 있다.
여기에다 북한은 스커드-B(사정 300㎞), 스커드-C(사정 500㎞) 단거리 미사일을 상당량 배치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스커드 미사일에 소형 핵탄두를 탑재할 기술을 축적했을 것으로 평가한다.
지난 5월 초에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신형 단거리 미사일(KN-23)도 발사에 성공했다. 고체연료를 이용해 최대 500㎞ 이상 비행할 수 있어 남한 전역이 타격권에 들어간다.
군도 이에 대응해 현무-2A(사정 300㎞), 현무-2B(사정 500㎞), 현무-2C(사정 800㎞) 등을 개발해 실전 배치했다. 탄도미사일은 정밀타격 미사일과 달리 군사시설과 인구 밀집 지역에 떨어지면 민간의 물적, 인적 피해가 엄청나다.
문 대통령이 장사정포와 단거리 미사일을 '위협적 무기'라고 지칭한 것도 이런 치명적 살상력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전방에 집중된 남북의 화력을 후방으로 철수하는 운용적 차원의 군축만으로도 한반도 전쟁위험은 매우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three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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