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영화·연극계 누빈 30년 차 '명품배우' 故전미선(종합)

입력 2019-06-29 16:47   수정 2019-06-29 17:48

방송·영화·연극계 누빈 30년 차 '명품배우' 故전미선(종합)
'제빵왕 김탁구' 등 출연작마다 히트…'시청률 보증 수표'
영화 '나랏말싸미' 다음달 개봉 앞두고 '비보'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29일 전주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된 전미선은 방송과 영화, 연극 무대를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하던 올해 30년 차 중견 배우다.
단아한 이미지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명품배우로 불리며 시청자들과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1970년생으로 만 49세인 그는 안양예고(연극영화과)와 서울예대 방송연예과를 졸업했다. 고3 때인 1989년 KBS 드라마 '토지'로 데뷔한 뒤 '만남', '전원일기' 등으로 얼굴을 알렸다.
1990년 영화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로 스크린에도 데뷔해 '우리 시대의 사랑', '젊은 남자', '8월의 크리스마스'로 관객의 눈도장을 찍었다.
1990년대 중반까지 각종 특집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활발하게 활동한 그는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전미선은 2011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18살 어린 나이에 데뷔해 많은 상처를 받고, 연기에 한계도 느꼈다"고 떠올렸다. 1990년대 후반부터 패션디자인, 미술 등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지만, 성과가 좋지는 않았다. 당시 연기를 아예 그만둘까 생각했던 전미선은 김대승 감독의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2000)를 만나 다시 연기에 눈을 떴다.
전미선은 이후 영화 '살인의 추억', 드라마 '왕건'과 '인어아가씨' 등을 거치면서 "나는 연기를 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구나"라고 느꼈다고 했다.
연기자의 길로 방향을 확고히 잡은 전미선은 '황진이', '제빵왕 김탁구', '오작교 형제들', '해를 품은 달', '응답하라 1988', '육룡이 나르샤' 등 수많은 드라마에서 폭넓은 연기를 선보였다.
그중 최고 시청률 49.3%까지 치솟았던 KBS 2TV '제빵왕 김탁구'(2010)에서 주인공 탁구의 친모 역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히트하자 그는 '시청률 보증 수표'로 통하기도 했다. KBS 연기대상 조연상(2006), 제34회 황금촬영상 최우수 여우조연상(2014), SBS 연기대상 일일극 부문 여자 특별연기상(2015)을 받으며 연기력도 인정받았다.
영화에서도 '마더', '수상한 이웃들', '숨바꼭질' 등에 모습을 내밀며 주·조연으로서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그는 연극무대로도 활동 영역을 넓혔다. 국민배우 강부자와 호흡을 맞춘 연극 '친정엄마와 2박 3일'은 2009년 1월 초연돼 장기 공연 중이다. 말기 암 환자인 딸이 생의 마지막 2박 3일을 친정엄마와 함께 보낸다는 내용으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지방 순회공연을 이어온 그는 이날부터 이틀간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이 연극을 공연할 예정이었다.
전미선은 다음 달 24일 영화 '나랏말싸미' 개봉도 앞뒀다. 불과 나흘 전인 25일 열린 제작보고회에 송강호 등과 함께 참석했던 터라 그의 비보는 팬들에게 더욱 충격을 줬다.
전미선은 이 작품에서 세종의 부인 소헌왕후 역을 맡아 기존 사극 속에서 그려진 여성상과는 다른 '대장부'로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었다. 전미선은 당시 "제가 하고 싶었던 말, 갖고 싶었던 성품을 소헌왕후가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전미선은 2006년 12월 한살 연상의 영화 촬영감독 박상훈 씨와 결혼했다. 그가 스크린 데뷔 15년 만에 처음 주연한 영화 '연애'(2005)에서 배우와 촬영감독으로 만나 2년간 교제 끝에 백년가약을 맺었다. 올 초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한 전미선은 다양한 분야에 재능을 보이는 아들을 언급하며 자랑스러워하기도 했다.

전미선은 지난해 9월에는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다룬 영화 '봄이 가도'에 출연했다.
그는 당시 시사회 이후 간담회에서 "한 아이를 둔 엄마로, 그들과 같은 입장에 있다면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연기했다"면서 "영화를 보면서 제가 더 큰 위로를 받았다. 저렇게 각자 최선을 다해 살면서 이겨내려고 하는데, 나는 이렇게 앉아있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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