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중피종 진단 석면피해 20대 "요양생활수당 끊길까 불안"

입력 2019-07-03 17:02  

악성중피종 진단 석면피해 20대 "요양생활수당 끊길까 불안"
국회 '전국 석면피해자 증언대회'…"심사기준 완화하고 지원 늘려야"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학창시절엔 체육 시간을 좋아하던 건강한 학생이었습니다. 18살에 악성중피종이 발병해 한쪽 폐를 절제했고, 지금은 연애, 여행, 취미생활 등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없어요."
3일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7간담회실에서 열린 '전국 석면피해자 증언대회'에서 피해자들은 석면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2010년 대표적인 석면 관련 질환인 악성중피종 진단을 받은 석면피해자 이성진(28)씨는 "어린 시절 시골에 거주하며 슬레이트를 가지고 놀았는데, 의료진에 따르면 이때 석면에 노출돼 병이 생긴 것 같다"며 "큰 수술을 받으며 몸이 많이 상했고, 연애와 취미생활 등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고 밝혔다.
이씨는 "정부가 석면피해자에게 주는 요양 생활수당을 갱신할 때마다 언제 중단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인다"며 "최근 한 악성중피종 환자는 '병원 방문 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지급 중단 통지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석면은 1급 발암물질이지만, 여전히 석면 철거 작업을 함부로 하거나 조사 결과를 숨기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방치된 석면들이 안전하게 철거돼 더는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플랜트 현장 근무 중 악성중피종이 발병해 투병 중인 이재원 씨는 사전 녹화 영상을 통해 "아무 보호장비 없이 석면을 만진 것이 후회되고,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며 "주변의 많은 동료도 석면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씨는 "플랜트 건설 노동자들의 석면 피해에 대해 환경부와 고용노동부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산업현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숙영 전국학교석면학부모네트워크 운영위원은 "학교 역시 석면 안전지대가 아니다"면서 "교육부는 '학교석면안전법'을 제정해 교내 석면 공사가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위반사항을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석면피해자들은 피해 심사 기준 완화와 석면피해자 생활 수당 증액, 방치된 석면 제거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은 이날 인사말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빨리 추방돼야 할 물질"이라며 "석면 추방 대책 마련과 피해자들에 대한 실질적 보상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kc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