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새 北카운터파트'에 6자회담 참여 '대미통' 김명길(종합)

입력 2019-07-04 12:50   수정 2019-07-04 16:17

비건 '새 北카운터파트'에 6자회담 참여 '대미통' 김명길(종합)
북미, '판문점 회동' 때 명단 상호 통보…美는 비건 유임 입장 전달
'비건-김명길 라인' 이달 중순 본격 실무채널 가동 전망…협상 재량권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북미 실무협상의 북측 대표에 과거 북핵 6자 회담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외무성 출신 '대미통'인 김명길 전 베트남 대사가 정해진 것으로 3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미국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새 카운터파트인 셈이다.
이는 2월 말 하노이 2차 정상회담이 결렬된 지 4개월 만에 협상팀 재정비가 사실상 완료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달 중순께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간 실무협상에서 '비건-김명길 라인'이 본격 가동될지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 6·30 '판문점 북미 정상회동' 당시 미국 측에 새로운 실무협상 대표 명단을 통보했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신임 북측 실무협상 대표의 신원을 김명길 전 대사로 파악하고 있다고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외교소식통은 "북미가 판문점 회동에서 각자 실무협상 대표를 누구로 할지에 대해 상호통보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비건 특별대표가 계속 실무협상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으며 북측도 김혁철 전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의 후임에 대해 언급했다는 것이다.
복수의 외교가 인사들에 따르면 당시 회담장에 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북측으로부터 새로운 실무협상 대표의 이름을 전달받았다.
다만 익숙지 않은 한글 발음이어서 미국측은 회동 내용 복기 등을 통해 비건 특별대표의 새로운 협상 상대의 신원에 대한 추가 확인 작업에 들어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두 정상의 단독 회담에 폼페이오 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나란히 배석한 상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각각 대표를 지정해 포괄적인 협상과 합의를 하겠다는 점에 대해 합의했다"며 미측 실무협상 대표로는 비건 특별대표를 지명했다고 전한 뒤 "과거 상대보다 새로운 상대와 더 좋은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 전 대사는 2006∼2009년 6자회담 당시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로 회담에 참여하며 북한의 '비공식 주미대사' 역할을 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외무성 산하 군축 평화연구소에서 근무하며 대미업무에 정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8월 베트남 대사로 임명된 이후 지난 4월 3년 8개월 만에 본국으로 돌아갔다.
지난 2월 27∼28일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기간 김 위원장과 북한 대표단을 현지에서 밀착 수행, '하노이 핵담판'의 전 과정을 소상히 아는 인사로도 알려졌다. 이에 따라 비건 특별대표와 김 전 대사가 어떠한 '협상 케미'를 보일지도 관심을 모은다.
실무협상 차원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지는 새로운 북한 협상팀이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어느정도 재량권을 가지느냐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비건 특별대표는 실무협상의 성공을 위해 북한 협상팀이 비핵화를 포함한 모든 이슈에 대한 협상 권한을 부여받아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새 북측 실무협상 대표는 김혁철 전 특별대표의 후임으로 비건 특별대표와 호흡을 맞춰 '하노이 노딜' 이후 중단됐던 실무협상을 재개, 북미 정상이 합의한 '포괄적 협상' 원칙에 따라 비핵화 조치와 그 상응 조치에 대한 협상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게 된다. 최근 위상이 크게 높아진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지휘를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라인으로 분류되던 김혁철 전 특별대표는 지난 1월 김 부위원장과 함께 방미, 비건 특별대표와 상견례를 가진 뒤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실무협상을 진행했으나,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신변 이상설이 제기되는 등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상황이다.
북측이 하노이 회담 결렬 책임론을 물어 김 부위원장을 비롯한 통일전선부 중심의 대미 협상 라인을 외무성 위주로 전면 교체, 재정비함에 따라 향후 북미 협상은 '북한 외무성 대 미국 국무부'를 축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판문점 회동에서는 그동안 북측이 협상팀 배제를 요구해온 폼페이오 장관의 거취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이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이와 관련, 폼페이오 장관은 당시 기자들에게 "내가 아는 한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나에게 책임을 맡겼다"며 자신의 협상 총책 지위에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북측 협상팀을 고르라고 말했고, 김 위원장은 '누가 미측 협상팀을 운영할지에 대해서는 엄연히 당신이 선택하라'고 말했다"고 전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새 카운터파트로는 중앙정보국(CIA) 국장 시절부터 막후 협상 상대였던 김 부위원장 대신 리용호 외무상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무협상은 2∼3주 뒤, 즉 이달 중순께 시작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미 외교수장인 폼페이오 장관과 리 외무상이 내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동반 참석할 것으로 예상돼 북미간 고위급 회담이 개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이에 맞춰 양측 실무협상 대표도 방콕에 건너올 경우 '비건-김명길 라인'이 이 기간 방콕에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선 북미 실무협상이 이달 중순 방콕에서 시작돼 ARF 기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추측도 하고 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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