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父子 총리' 예약한 미초타키스…시장친화적 정책 예고

입력 2019-07-08 07:12  

그리스 '父子 총리' 예약한 미초타키스…시장친화적 정책 예고
3대째 정치 명문가…세금인하·외국인투자 촉진 등 공약 제시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7일(현지시간) 그리스 총선에서 중도우파 신민주당(신민당)이 압승을 거둠에 따라 그리스에 아버지와 아들, 2대에 걸친 부자 총리가 탄생할 전망이다.
새 총리 자리를 예약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51) 신민주당(신민당) 대표는 그리스 보수파의 거두로 1990∼1993년 총리를 지낸 콘스탄티노스 미초타키스 전 총리의 아들이다.



2017년 98세를 일기로 별세한 변호사 출신의 아버지 미초타키스 전 총리는 1946년 의원으로 당선돼 정계에 입문한 뒤 2004년 은퇴 때까지 반세기 넘게 경제 장관, 외교 장관, 총리를 두루 지내며 생전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아버지가 1984년부터 10년간 당수를 지낸 신민당을 2016년 1월부터 이끌어 온 아들 미초타키스도 당 대표로 처음 지휘한 총선에서 완승을 일궈내며 대를 이어 총리직에 오르게 됐다.
그의 누이인 도라 바코얀니스 역시 여성 최초의 아테네 시장, 외교 장관을 역임했고, 그녀의 아들인 코스타스 바코얀니스는 지난달 아테네 시장으로 당선돼 그의 가문은 3대째 정치 명문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그러나,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그는 반대 진영으로부터는 그리스 정가의 '황태자'라는 조롱을 받고 있고, 그의 가문은 특권주의, 정실주의와 무관치 않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이번 총선 선거 운동 과정에서 미초타키스 대표를 겨냥해 "황태자를 그렇게 서둘러 왕좌에 올려서는 안 된다"며 그의 특권적 배경을 공격하기도 했다.



한편, 2015년 1월 총선에서 기성 정당들이 구제금융 체제를 초래했다는 심판론이 일며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돌풍을 일으킨 탓에 야당으로 밀려났던 신민당은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것이 확실시된다.
다른 정당과 제휴 없이 단독정부 구성이 가능해짐에 따라, 미초타키스 대표는 한동안 총리로서 큰 실권을 갖고 정책을 펼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미국 명문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뒤 국제 컨설팅 회사인 매킨지 등에서 경력을 쌓은 은행가 출신인 그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경제성장과 외국인투자, 세금인하, 공기업 민영화,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의 공약을 제시해 표심을 파고들었다.
그는 또한 총리직에 오르면 국제채권단과 긴축 관련 재협상을 해 재정지출을 늘릴 것이라고 공언해 온 터라 귀추가 주목된다.
그리스는 구제금융은 졸업했으나, 앞으로 수년 동안은 채권단으로부터 엄격한 재정 감독을 받아야 한다.
2013∼2015년 안토니스 사마라스 내각에서 개혁행정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공공부문 일자리를 대폭 삭감한 전력을 지닌 그는 총리가 되면 더 이상의 공공부문 종사자 해고나 연금과 복지혜택 삭감은 없을 것이라고도 약속했다.
시장 친화적인 미초타키스의 총선 승리가 유력시되면서 그리스 채권 금리는 내려가고, 증시는 상승하는 등 시장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여 왔으나, 일각에서는 친기업적 마인드를 가진 그가 총리가 되면 노동자의 권리가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아울러, 전통적인 가족 가치와 종교를 중시하는 보수적인 그가 치프라스 정부가 허용한 동성 결합이나 정교 분리 등의 자유주의적 정책을 후퇴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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