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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수출규제에 '북한 문제' 끌어들인 아베의 견강부회

입력 2019-07-08 14:26  

[연합시론] 수출규제에 '북한 문제' 끌어들인 아베의 견강부회

(서울=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일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규제가 마치 북한과 관련성이 있다는 듯한 발언을 했다. 자신이 주도한 수출규제 조처를 두고 일본 안에서도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지자 억지로 북한 문제를 끌어들여 경제보복을 합리화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한 나라의 정상이 객관적인 증거도 없고, 논리도 빈약한 견강부회의 발언을 언론에 공개적으로 했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을 정도다.

아베 총리는 이날 BS 후지TV에 나와 수출규제 강화의 이유로 '부적절한 사안'을 들며 한국이 대북제재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4일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대(對)한국 수출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제재를 발표하면서 '한국과의 신뢰 관계'와 '수출관리를 둘러싼 부적절한 사안 발생' 등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부적절한 사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고 있다가 아베 총리가 이번에 북한과 관련이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 것이다. 강제징용 배상 확정판결 이후 양국 갈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서 경제보복 카드까지 꺼내든 아베 총리가 근거도 없이 북한 문제를 끌어들인 것은 치졸하기 짝이 없다. 일본제품 불매운동 등으로 확산하는 반일 정서를 누그러뜨리려고 노력하기는커녕 불난 데 부채질하는 꼴이다.

아베 총리의 발언은 '한국이 유엔의 대북제재를 지키고 있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믿을 수 없다'는 말로 요약된다. 그런데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근거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한국이 징용공(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국제적인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 명확해졌는데 이를 보면 무역관리도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개별사항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며 피해갔지만, 논리적 비약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간사장 대행도 앞서 4일 "한국에서 대량 발주해 에칭가스를 수출했는데, 한국 기업에서 행방이 묘연해졌다"며 일본 정부를 거들었다. 정부는 "무슨 근거로 그런 주장을 하는지 알 수 없다"며 부인했고, 우리 관련 기업들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전문가들도 북한으로의 유출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한다.

그런데도 일본이 수출규제의 논리로 근거 없는 안보카드까지 꺼내 든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 규범과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했다고 규정하고 제소 방침을 천명한 우리 정부에 맞대응하려는 측면이 강하다. 자유무역에 어긋나는 규제를 강력히 제한하는 WTO도 명백한 안보전략 차원의 수출규제는 허용하고 있어서다. 추가 경제보복을 위한 명분 쌓기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일본은 전략물자를 수출할 때 우대조치를 해주는 '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빼는 절차에 들어갔다. 이미 규제를 발동한 3개 품목 외에 다른 품목으로 규제가 확대될 공산이 커졌다. 일본 정부의 논리가 터무니없지만, 실제 경제보복 조치가 확대되면 더 큰 손해를 입는 쪽은 우리 쪽이다. 일본의 의도가 분명해진 만큼 국제사회에 수출규제의 부당성을 널리 알리면서 한편으로는 확전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민간기업은 피해 최소화를 위한 장단기 대응책을 마련하고, 정부도 외교적 돌파구를 찾기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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