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옹호에도…성범죄자 봐준 美노동장관 사임압박 가중(종합)

입력 2019-07-10 11:50  

트럼프 옹호에도…성범죄자 봐준 美노동장관 사임압박 가중(종합)
검사 재직 당시 억만장자 아동성범죄 '솜방망이' 처분 논란
트럼프 "그는 매우 훌륭한 장관…당시 사건 살펴는 봐야"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황철환 기자 = 아동 성범죄 혐의로 기소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과 관련, 봐주기 논란에 휘말린 알렉산더 어코스타 미국 노동장관에 대한 사임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어코스타 노동장관이 "매우 훌륭한 장관"이라며 옹호에 나섰지만 성난 여론을 잠재우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된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과의 회담에 앞서 취재진을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어코스타에 대해 "2년 반 동안 그는 훌륭한 노동부 장관이었다. 그는 환상적인 일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코스타 장관을 둘러싼 논란에 "매우 안타깝게 느낀다"면서 "나머지는 우리가 살펴봐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매우 주의 깊게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코스타가 플로리다 남부연방지검 검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억만장자 엡스타인은 11년 전 최소 36명의 미성년자에게 성행위를 강요한 혐의로 종신형 위기에 처했지만, 검찰과의 감형 협상(플리바게닝) 끝에 중형을 규정한 연방법에 의한 기소를 모면했다.
그는 주(州) 법에 따라 징역 18개월의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을 받았으나 그나마도 13개월만 복역했고, 업무를 봐야 한다는 핑계로 매주 6일 하루에 12시간씩 외출이 허용됐다.



어코스타는 당시 감형 협상에 관여했던 검사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엡스타인은 2002∼2005년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20여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매매를 한 혐의로 이달 초 재차 체포됐다.
연방 검찰은 맨해튼의 초호화 저택에서 젊은 여성과 소녀들의 나체 등이 담긴 수백, 수천장의 외설적 사진을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어코스타 장관의 사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주자들은 2002년 뉴욕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엡스타인을 "멋진 녀석", "같이 어울리면 정말 재밌다"고 표현한 적이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도 비판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나는 그의 팬이 아니었다"며 선을 그었다. 또 "나는 오래전에 그와 사이가 틀어졌다"면서 "15년 동안 그와 말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어코스타 장관은 9일 트위터를 통해 엡스타인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지만, 본인과 관련한 논란은 언급하지 않아 '유체이탈 화법'이란 비난을 샀다.



어코스타 장관은 "엡스타인이 저지른 범죄는 끔찍한 것이었다. 뉴욕 검찰이 새 증거를 바탕으로 사건을 진전 시켜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10여년 전 확보됐던 증거로 연방 검찰은 엡스타인을 투옥해야 하며, 성범죄자로 등록해 그가 성적 포식자(sexual predator)란 사실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면서 "이제 새 증거와 추가 증언이 확보된 만큼 뉴욕 검찰은 그에게 보다 완전한 법의 심판을 내릴 중요한 기회를 잡았다"고 덧붙였다.
엡스타인이 보다 강한 처벌을 받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제삼자의 비평에 가까운 이런 발언을 거세게 비판했다.
엡스타인의 성폭력 피해자들을 대변해 온 잭 스캐롤라 대변인은 "어코스타는 설명해야 할 것이 많다. 현재까지 나온 그의 공식적인 발언들은 합리적인 설명을 전혀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진영에서도 어코스타가 노동장관직을 유지할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정부 당국자가 감형 협상과 관련해 비판받을 사항이 추가로 공개된다면 트럼프 대통령도 더는 어코스타 장관을 두둔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전했다.




다만, 과거 어코스타 장관과 함께 일했던 법조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엡스타인이 11년 전 사건과 관련해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것을 어코스타 장관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당시 엡스타인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 추문을 수사한 케네스 스타 전 특별검사와 앨런 더쇼비츠 하버드대 법대 교수 등 쟁쟁한 법률가를 변호인단으로 선임했다.
이들의 압박에 지방 검찰은 엡스타인의 성범죄 혐의를 완전히 입증하지 못한 채 사건을 연방 검찰로 넘겼고, 각종 방해 공작에 수사가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다는 것이다.
zoo@yna.co.kr,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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