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카리스웨트, 홍콩 시위 휘말려 중국시장서 보이콧 위기(종합)

입력 2019-07-11 14:43   수정 2019-07-11 14:53

포카리스웨트, 홍콩 시위 휘말려 중국시장서 보이콧 위기(종합)
'친중국 보도' 비난받은 TVB서 광고 뺐다가 본토서 뭇매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홍콩 최대 방송사인 TVB가 최근의 홍콩 시위 보도가 정부 쪽에 치우쳤다는 비난 속에 광고주를 잃고 있다.
광고 중단을 결정한 일본 오츠카제약의 음료 포카리스웨트의 경우 홍콩에서는 큰 성원을 받았지만, 중국 본토에서 보이콧 당할 위기에 빠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포카리스웨트와 피자헛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TVB에서 광고를 빼거나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고 11일 보도했다.
1967년 설립된 TVB는 최근 홍콩에서 범죄자를 중국 본토 등으로 송환할 수 있게 한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대대적으로 일어났을 때 친(親)중국적인 편향 보도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일부 시위 참가자가 TVB의 촬영 기자를 밀치고 플래시를 눈에 비추는 일도 있었다.
이후 시위대가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포럼 LIHKG에서는 기업들에 TVB 광고 보이콧을 요구하는 캠페인이 일어났다.
SCMP에 따르면 오츠카제약의 포카리스웨트와 미국 피자헛 외에 미국 보험회사 시그나의 홍콩 법인도 다음 주에 계약이 끝나면 광고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의 콘돔 제조사 원더라이프도 TVB에 광고할 의사가 없다고 소셜미디어에서 밝혔다.
TVB는 소수의 광고주가 광고 중단을 결정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자사의 보도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이었다고 해명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TVB 측은 시위대의 폭력적인 행동을 다양한 앵글로 보여줘 시청자가 경찰이 취한 행동을 이해할 수 있도록 객관적으로 보도했다고 말했다. 홍콩 경찰은 사상 최초로 고무탄까지 쏘는 등 시위대를 강경하게 진압한 바 있다.
포카리스웨트는 TVB에 대한 광고 중단 결정으로 홍콩에서 인기가 부쩍 높아졌다.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전날 일부 슈퍼마켓과 편의점에서는 포카리스웨트 음료가 동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본토에서는 비난의 화살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전날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많은 이용자가 "홍콩 독립을 지지하는 음료"라며 불매를 외쳤다.
한 이용자는 "폭도를 지지하면 중국에서 나가라"고 요구했으며, 다른 이용자는 "다시는 이 음료를 마시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의 걸그룹 GNZ48이 포카리스웨트와의 협력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오츠카제약은 광고 중단에 대해 "사업적인 결정이지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베이징항공우주대학 교수인 텐룽페이는 현 상황에서 포카리스웨트의 행동은 "매우 지각없다"면서 "사업적 결정이라고 해도 사람들을 오도할 수 있다"고 글로벌타임스에 말했다. 그는 어떤 외국 기업이라도 홍콩 독립 지지처럼 잘못된 정치적 입장을 취하면 엄중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친중파인 렁춘잉 전 홍콩 행정장관은 "포카리스웨트가 흑백을 구분하지 못한다"면서 "전국의 소비자들이 포카리스웨트를 전면 보이콧할 것을 촉구한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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