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우리 "골프에서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가 같은 나라"

입력 2019-07-22 09:53  

라우리 "골프에서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가 같은 나라"
아일랜드 출신으로 68년 만에 북아일랜드에서 열린 디오픈 제패
2016년 US오픈 4타 차 역전패 '악몽' 날렸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골프에 있어서 우리는 한 나라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죠. 이 우승컵은 여러분들의 것입니다."
제148회 디오픈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셰인 라우리(아일랜드)가 대회가 열린 북아일랜드 팬들 앞에서 한 말이다.
라우리는 21일(현지시간) 영국 북아일랜드의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1오버파 72타를 쳤지만 최종 합계 15언더파 269타로 우승했다.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라 우승 트로피인 클라레 저그를 품에 안은 라우리는 이날 경기 내내 북아일랜드 팬들의 응원을 받았다.
이 대회가 스코틀랜드나 잉글랜드가 아닌 북아일랜드에서 열린 것은 1951년 이후 올해가 68년 만에 두 번째였다.
북아일랜드는 지리적으로는 아일랜드섬에 있지만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와 함께 영국의 일부인 복잡한 지역이다.
1948년 아일랜드가 영국에서 독립할 때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계가 많은 북아일랜드는 영국에 남았다.
이후 북아일랜드에서는 가톨릭과 개신교의 종교 갈등이 끊이지 않았고 1998년 평화협정이 맺어지기 전까지 유혈 사태가 반복됐다.
흔히 영국과 아일랜드는 '앙숙'으로 유명하지만 북아일랜드는 영국의 일부면서도 아일랜드섬에서 아일랜드와 자유롭게 국경을 왕래하는 지역이라 아일랜드에 대한 반감이 덜하다.


특히 라우리는 이날 대회장인 포트러시에서 약 280㎞ 떨어진 아일랜드 멀린가에서 태어나 북아일랜드 팬들로부터 많은 응원을 받았다.
라우리가 또 많은 응원을 받은 것은 아일랜드골프협회(Golfing Union of Ireland)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1891년 창설된 아일랜드골프협회는 북아일랜드 지역까지 관할한다.
이런 이유로 라우리는 2007년 유러피언 아마추어 대회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한 조를 이뤄 아일랜드 대표로 출전, 우승을 합작한 선수라 북아일랜드 팬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느껴졌다.
캐디 브라이언 마틴이 북아일랜드 출신인 점도 현지 팬들의 고려 대상이 됐다.
북아일랜드는 영국에 속하지만 골프협회 기준으로는 아일랜드협회 소속이어서 아마추어 시절 북아일랜드 선수들은 대부분 아일랜드 국가대표를 지내게 된다.
따라서 매킬로이가 올림픽에 나갈 때는 영국 또는 아일랜드 대표 가운데 하나를 택할 수 있다. 매킬로이는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로 뛰었던 아일랜드 대표로 올림픽에 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라우리는 최근 브리티시오픈에서 4년 연속 컷 탈락으로 부진했으나 68년 만에 북아일랜드에서 열린 대회 정상에 올라 이런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의 묘한 관계를 더욱 주목받게 했다.


특히 그는 2016년 US오픈에서 3라운드까지 4타 차 리드를 잡았다가 마지막 날 이를 지키지 못하고 더스틴 존슨(미국)에게 우승컵을 내준 아픔이 있다.
올해도 공교롭게 4타 차 리드를 안고 최종 라운드를 시작, 3년 전 '악몽'이 떠오를 법했지만 이날은 1번 홀(파4) 보기로 3타 차가 된 것이 2위와 가장 작은 격차였을 정도로 비교적 편안한 우승을 일궈냈다.
2위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와는 무려 6타를 앞선 우승이었다.
지난해 이 대회 컷 탈락 이후 주차장에서 눈물을 흘렸다는 라우리는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내가 메이저에서 우승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며 "지금도 여기에 서 있는 것, 클라레 저그가 내 것이라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고 기뻐했다.
그는 "캐디 마틴이 많은 도움을 줬다"며 "내가 얼마나 긴장했는지, 얼마나 이 상황을 망치고 싶지 않은지 얘기하면서 많은 위로를 얻을 수 있었다"고도 털어놨다.
라우리는 이번 우승으로 메이저 첫 승, 개인 통산 5승을 달성했다.
아마추어 시절인 2009년 유러피언 투어 아일랜드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고, 2012년 역시 유러피언 투어 포르투갈 마스터스 정상에 올랐다.
2015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이후 한동안 우승 소식이 없다가 올해 1월 유러피언 투어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에서 약 4년 만에 다시 우승했다.
아일랜드 선수가 디오픈에서 우승한 것은 2008년 파드리그 해링턴 이후 라우리가 11년 만이다. 북아일랜드 선수로는 2011년 대런 클라크, 2014년 매킬로이가 우승한 바 있다.
email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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