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세계수영] 여자수구 주장 오희지 "클럽팀 꾸려 계속할래요"

입력 2019-07-22 11:11  

[광주세계수영] 여자수구 주장 오희지 "클럽팀 꾸려 계속할래요"
골절된 코에 공 맞아 코피 흘렀지만 태연한 척…"경기중에 아프다고 말할 수 없었죠"



(광주=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경기 도중 공에 코를 맞은 오희지(23·전남수영연맹)의 코에서는 피가 흘렀다. 그는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풀을 빠져나왔다.
22일 한국과 쿠바의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15·16위 결정전이 열린 광주 남부대 수구경기장.
언제나처럼 선발 골키퍼로 나선 오희지는 23분간 물속에서 한국의 골문을 지켰다.
골대 안쪽으로 향한 23개의 슈팅 중 4개를 쳐냈고, 그중 한 개는 얼굴로 막아냈다.
개막 전 연습 과정에서 그는 코뼈가 부러졌다. 짧은 연습 기간에 치료할 시간은 부족했고, 부상은 좀처럼 낫지 않았다.
경기 후 오희지는 "아직 코 부상이 완치가 안 된 상황이었는데, 공을 맞으니 말이 안 나올 정도로 아팠다"고 했다.
그는 "동생들이 경기하고 있는데 아프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며 "코피가 흐르는 것도 나중에 말해줘서 알았다"고 전했다.
오희지는 대부분이 학생으로 이뤄진 수구 대표팀의 '맏언니'이자 주장이다.
선수들은 늘 '희지 언니'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주장의 리더십을 칭찬한다.
오희지는 "주장으로서 오히려 내가 선수들한테 정말 고맙다"며 "모두가 책임감을 가지고 함께 팀을 꾸려나갔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구 경력 '한 달 반' 만에 오희지는 수구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했다.
그는 "수구에는 블랙홀처럼 묘하게 사람을 빨아들이는 매력이 있다"며 "수구가 너무 재밌다"고 말했다.
이어 "대회가 끝나더라도 고향인 전남에 내려가서 클럽팀을 꾸리고 싶다"며 "대표팀 동료들도 언제든 내려와서 함께 운동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어린 동생들과 함께 큰 대회를 치러낸 오희지는 고마운 사람이 많았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항상 저희를 다독여주시고 챙겨주신 홍인기, 진만근 코치님께 감사드린다"며 "저한테는 두 분이 수구 선생님이자 인생의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구를 한다고 말씀드렸을 때 반대하지 않고 응원해주신 부모님께도 감사드린다"며 "현장에 보러도 많이 오셨는데 잘 못 막아 죄송스럽기도 하다"고 했다.
세계선수권은 끝이 났지만, 오희지는 동생들과 함께할 '새로운 도전'을 기다린다.
그는 "동생들에게 그동안 정말 수고 많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며 "정말 수구가 하고 싶으면 우리끼리 모여 또 한 번 도전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trau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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