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비노 패밀리 보스 살해한 美청년 "트럼프 방해자인줄 알고…"

입력 2019-07-22 15:13  

감비노 패밀리 보스 살해한 美청년 "트럼프 방해자인줄 알고…"
숨은 기득권층 '딥 스테이트'가 트럼프 방해한다는 극우 음모론 신봉자
변호인 "마피아 보스를 '딥 스테이트' 유력 인사로 믿고 체포하려 한 것"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악명높은 범죄조직 '감비노 패밀리'의 두목 프란체스코 칼리(53) 살해 사건의 용의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부 지지층이 추종하는 극우 음모론에 심취한 정신이상자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에서 약 34년 만에 처음으로 거물급 갱 두목이 살해된 사건으로 수십 년 간 잠잠했던 뉴욕 5대 마피아 간 세력다툼의 포문이 다시 열리는 게 아니냐는 추측은 싱겁게 가라앉는 분위기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입수한 법원 문건에 따르면 용의자 앤서니 코멜로(24)의 변호인인 로버트 고틀리프 변호사는 코멜로가 마피아와는 관련이 없다며 그의 정신적 결함을 이유로 무죄를 주장했다.
고틀리프 변호사는 코멜로가 수년 전부터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서 확산한 극우 음모론인 '큐어넌'(QAnon·알파벳 Q와 익명을 뜻하는 anonymous의 합성어)'에 빠지며 정신이상을 겪게 됐다고 말했다.
큐어넌이란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숨은 기득권층인 이른바 '딥 스테이트'(deep state)가 존재한다고 보는 극우 음모론이다. 이들은 '딥 스테이트'가 국가 정책과 정치를 왜곡하고 막후에서 나쁜 영향력을 행사하며, '러시아 스캔들'을 허위로 만들어내는 등 트럼프 행정부를 전복하려 사사건건 방해한다고 믿는다.
고틀리프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직후 이 음모론을 처음 접한 코멜로가 "칼리를 '딥 스테이트'의 유력 인사라고 철석같이 믿었고, 이에 따라 '시민의 범인 체포권'을 행사할 적절한 대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코멜로는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을 받은 자경단원이었다고 믿었다고 한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온전한 보호와 지원을 받고 있다고 확신했다"고 변호인은 전했다.
고틀리프 변호사는 코멜로의 큐어넌에 대한 추종이 단지 극우 정치집단에 가담하는 것을 넘어 "망상적인 집착"으로 비화했다고 밝혔다.
이런 망상 속에 그는 올 초부터 '딥 스테이트'와 연관됐다고 의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른바 '시민 체포'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을 두 차례 '체포'하려 시도한 데 이어 민주당 소속인 맥신 워터스 하원 금융위원장과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도 붙잡으려 했다고 사법 당국은 확인했다.
다만 변호인은 코멜로가 처음부터 칼리를 살해할 작정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칼리의 뉴욕 자택으로 수갑을 들고 찾아갔으나, 칼리가 '시민 체포'에 순순히 응하지 않고 허리춤에 손을 뻗었다는 것이다. 이에 생명의 위협을 느낀 코멜로가 칼리에게 총 10발을 쏘고 달아났다고 고틀리프 변호사는 설명했다.
코멜로가 왜 칼리와 감비노 패밀리를 이런 음모론과 연관 짓게 됐는지는 불분명하다고 NYT는 보도했다. 대개 큐어넌은 마피아가 아닌 민주당 정치인을 겨냥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고틀리프 변호사는 코멜로가 인터넷에서 칼리와 같은 마피아 역시 '딥 스테이트'에 연루돼 있음을 암시하는 게시물을 접했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한때 미국에서 가장 세력이 컸던 갱단을 이끌던 칼리는 지난 3월 뉴욕 스태튼 아일랜드의 자택 앞에서 코멜로가 쏜 총탄을 여러 발 맞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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