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단골코스' 노래방 "아 옛날이여"…2011년 정점찍고 내리막

입력 2019-07-28 09:00  

'회식 단골코스' 노래방 "아 옛날이여"…2011년 정점찍고 내리막
워라밸 바람·'혼놀족' 증가에 발길 줄어…작년, 창업보다 폐업이 많아
KB금융 보고서…"변화는 불가피, 고급화·특화서비스로 능동 대응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30여년간 국민 여가를 책임져왔던 노래방의 인기가 예전과 같지 않다. 회식·여가 문화가 변함에 따라 전국 노래방 수는 2011년을 정점으로 점점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엔 창업보다 폐업이 많았다.
KB금융경영연구소는 국내 자영업 시장을 심층적으로 다룬 'KB 자영업 보고서'의 두 번째 시리즈로 노래방 업종을 분석한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보고서는 정부 기관이 제공하는 공공데이터와 KB부동산 '리브온' 상권분석 서비스를 통해 분석한 내용이다.

◇ 2011년 3만5천개로 정점 찍고 내리막길…창업 작년 최저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국내 첫 노래방은 1991년 부산의 한 오락실에서 시작됐다. 지금의 코인(동전)노래방처럼 오락실 안에 공간을 마련해 동전을 넣으면 반주가 나오는 기기를 설치한 것이었다.
1980년대에 가라오케 기기를 도입한 술집이 있긴 했지만, 일본 관광객을 상대로 한 것이라 차이가 있었다.
가족 단위의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한국 특유의 회식문화와 잘 어울리는 노래방은 곧바로 전국적인 인기를 끌었다.
1999년 관련법이 정비되며 영업시간 제한이 사라지고, 오후 10시 이전에는 청소년 출입이 자유로워지면서 노래방은 전 국민 여가활동의 한 축으로 성장했다.
5월 현재 전국에는 3만3천개의 노래방이 영업 중이다. 인구 1천581명당 1개꼴이다.
2017년 기준으로 노래방 전체 매출액은 1조5천억원, 업체당 평균 매출은 4천500만원으로 집계됐다. 노래방에 종사하는 총인원은 6만5천여명에 이른다.
인기는 이전만 못 하다. 전국의 노래방 수는 2015∼2016년 코인노래방 열풍으로 '반짝' 증가한 때도 있었지만, 2011년 3만5천여개를 정점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작년에 새로 문을 연 곳은 766개로, 노래방이 등장한 이후 가장 적었다.
올해 1∼5월엔 295곳이 문을 열었다.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315곳)보다 적다.
폐업, 휴업 또는 등록 취소로 시장에서 이탈한 노래방은 지난해 1천413개로, 2015년 이후 증가하고 있다.

'나홀로족'의 증가로 인기를 끌었던 코인노래방도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코인노래방은 2015년 이후 1인 가구 밀집 지역과 번화가를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혼자서 저렴한 가격에 원하는 노래를 부를 수 있고, 선곡 등의 부담도 없어 고객에게 높은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도)를 제공했다.
점주 입장에서도 같은 면적에 더 많은 방을 넣을 수 있어 수익성 면에서 유리하다. 인건비 부담이 적은 데다 만취한 손님이 적기 때문에 관리도 수월하다.
그러나 코인노래방마저 감소로 돌아섰다. 2017년 778개까지 늘었지만 2018년 409개로 크게 줄었다.

◇ '2차 없는' 회식, '혼자 즐기는' 여가 확산에…시들해진 노래방 인기
노래방은 창업에 특별한 기술이나 사업 경험이 필요하지 않은 업종이다. 수요만 있다면 쉽게 공급이 이뤄진다.
대체로 임대료가 저렴한 지하나 2층 이상에 위치하며, 혼자서도 운영이 가능해 인건비 부담이 크지 않다.
또 진입장벽이 낮은 데다 핵심시설인 반주기기 공급업체는 몇 개 업체로 한정돼 차별화는 어려운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영세사업자가 주를 이룬다.
소비 트렌드의 변화는 점주들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주52시간제 도입, 워라밸 문화 확산 등으로 회식 '2차 코스'로 애용되던 노래방 수요는 점차 줄고 있다.
여가 문화도 달라져 '1코노미'(1인 소비경제) 문화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저도 커피전문점, 당구장, 스크린골프 등 노래방을 대체할 수 있는 시설이 많아졌다.
보고서는 직장인 회식 수요 감소 등의 변화는 불가피한 것으로, 장기적인 소비 트렌드로 봐야 한다며 노래방의 능동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시설을 고급화하고, 면밀한 상권 분석을 바탕으로 특화 서비스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 상권 따라 달라지는 영업…마포는 12월, 신촌은 3월 매출 높아
노래방은 유독 상권에 민감한 업종이다.
상권이 크면 노래방 수도 늘어나고, 상권 종류에 따라 노래방 영업 특성도 달라진다.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 일대 직장인들이 회식 장소로 자주 찾는 '마포음식문화거리'는 송년 회식이 많은 12월 매출이 다른 달 평균의 1.5배에 달한다. 휴가철인 8월은 상대적으로 매출이 적다.
금요일 손님이 많고 일요일은 적다.
낮 손님은 거의 없다. 오후 7시부터 급격히 증가하다 오후 9시∼다음날 오전 1시에 손님의 68.5%가 몰린다. 영업은 오후 3시까지 이어진다.
손님의 51.6%는 40대와 50대 초반이 차지한다.
반면 대학 상권인 신촌은 신입생이 들어오는 3월에 많다. 일요일 손님이 많고, 절반 이상(52.4%)이 20대 초반이다.
손님 수는 오전 11시부터 완만하게 증가하다가 오후 9∼11시에 최대를 기록한다.
지역 환승 교통의 중심지로 오래된 번화가가 있는 수유역(강북종합시장 주변)은 오전 5∼7시에도 손님이 찾는 등 24시간 영업이 이뤄진다.
주 고객은 45세 이상이다. 일요일엔 평일보다 방문자가 2배 많다.
n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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