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위' 래리 호건, 트럼프 '볼티모어 폭언' 파문에 불똥

입력 2019-07-29 11:06  

'한국 사위' 래리 호건, 트럼프 '볼티모어 폭언' 파문에 불똥
이례적 침묵…"주지사 어디 있나, 왜 조용하냐" 비판 잇따라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 '한국 사위'로 알려진 래리 호건(63·공화)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막말 파문의 불똥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흑인 중진인 일라이자 커밍스 하원의원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폭언을 퍼부으며 그의 지역구인 메릴랜드주 볼티모어를 원색적으로 폄훼했는데도 '도백'인 호건 주지사가 입을 닫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그의 강경한 이민정책에 반대하는 커밍스 의원을 향해 "잔인한 불량배"(brutal bully)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볼티모어에 대해 "역겹고 쥐와 설치류가 들끓는 난장판"이라며 "어떤 사람도 거기서 살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에서 최악의 지역"이라고 혹평했다.
그의 비하 발언은 볼티모어를 발칵 뒤집었다. 지역 일간지 '볼티모어 선' 논설위원들은 "대통령은 사소한 도발로 행복해지는 사람"이라며 "볼티모어에 불쾌감을 안겼다"고 필봉을 세웠다. 트위터 등 각종 소셜미디어는 '#WeAreBaltimore'(우리는 볼티모어다)라는 해시태그를 단 글들이 잇따르는 등 성난 목소리로 들끓었다.
민주당 출신인 볼티모어 시장이 발끈한 것은 물론 공화당 소속인 보이드 러더퍼드 메릴랜드 부지사도 트럼프 대통령을 거명하며 "당신의 비판이 그 지역(볼티모어)에 사는 많은 선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향한 것이 아니길 바란다"고 비판을 가했다.
그러나 공화당 소속 호건 주지사는 전면에 나서지 않으며 직접 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신 그의 대변인 마이클 리시가 "볼티모어는 진정한 우리 주의 심장부"라며 지역민을 감싸는데 그쳤다.
호건 주지사의 소극적인 태도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 발언과 독선적인 국정운영 방식에 대립각을 세우고, 2020년 대선에 그의 대항마로 나서는 것까지 검토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호건 주지사가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질책하지 않자 소셜미디어에는 "우리 주지사는 어디 있나?", "왜 조용히 있어? 트럼프의 공격에 맞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글들이 잇따랐다. "배짱이 없다", "약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대해 리시 대변인은 호건 주지사가 지난 26일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행사에서 전국주지사협회 회장에 선출되고, 이동 등 여정으로 언론 인터뷰에 응할 시간이 없었다고 해명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호건 주지사는 29일 자신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힐 것이라고 리시 대변인은 덧붙였다.
호건 주지사는 2014년 민주당의 아성인 메릴랜드에서 당선되며 전국적인 정치인으로 주목받았고, 2018년 재선에 성공해 대선주자급으로 부상했다.
WP는 호건 주지사가 "암을 극복하고 당파를 가로질러 600만 주민에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보통 사람'(regular guy)이라는 원칙을 스스로 세웠다"며 "그러나 예산 사용의 우선순위나 세금 문제에 대해선 민주당을 비판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호건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등 민주당의 유색 여성 하원의원 4명을 향해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는 등 인종차별적인 폭언을 쏟아냈을 때 "끔찍하고 대통령에게 전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발언"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는 부인 유미 호건(한국명 김유미) 여사가 한국계여서 자신을 '한국 사위'라고 칭한다.
k02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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