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당의원들 지역구 사무소, 성난 농민시위대에 '수난'

입력 2019-07-31 19:11  

프랑스 여당의원들 지역구 사무소, 성난 농민시위대에 '수난'
하원의 유럽-캐나다 무역협정 비준안 통과에 반발 확산
소똥 쌓아놓고 페인트로 '배신자' 써놓기도…한 의원 사무실은 화염병 공격받아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에서 집권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사무소가 시위대의 공격을 받는 일이 잇따라 일어났다.
특히 유럽연합(EU)과 캐나다 간 자유무역협정(FTA)인 '포괄적 경제무역협정'(CETA) 비준안을 프랑스 하원이 통과시킨 것을 두고 농업인들이 크게 반발하면서 여당 의원들이 집중적으로 표적이 되고 있다.
하원이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CETA 비준안을 통과시킨 이후 최근 10여 명의 여당의원 지역구 사무소가 시위대의 공격을 받았다.
성난 축산 농민들은 집권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 소속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앞에 소똥을 쌓아놓고 입구를 봉쇄하는가 하면, '배신자' '거짓말쟁이' 등을 스프레이 페인트로 써놓기도 했다.
지난 27일 남서부의 스페인 접경 인근 도시 페르피냥에서는 일부 '노란 조끼' 시위대가 여당 하원의원인 로맹 그로 의원의 사무실 창문을 깨고 화염병을 던지기도 했다. 일부 의원은 살해 협박까지 받았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처럼 프랑스 농업인들 사이에서는 CETA에 대한 반감과 우려가 매우 크다.
2016년 10월 체결된 CETA는 유럽과 캐나다 사이의 무역 증진을 위해 98%에 이르는 관세를 철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몇 년간 EU가 맺은 최대 규모의 FTA다.
하지만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CETA로 유럽의 노동과 환경, 보건, 소비자 환경에 훼손되고 다국적 기업들이 현지 기업들을 무너뜨릴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특히 유럽 최대 농업 국가인 프랑스에서는 캐나다산 육류와 곡물, 다른 농산물들이 밀려들면 농가의 생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낙농업이 발달한 브르타뉴지방 코트다르모르 도(道·데파르트망)의 장크리스토프 살리우 씨는 31일 공영 프랑스3 방송 인터뷰에서 "캐나다와 우리는 (농업 관련) 규제도 다르고 캐나다 쪽이 우리와 비교해서 경쟁력도 좋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CETA는 2017년 9월 잠정 발효됐지만, 공식 발효를 위해서는 EU 28개 회원국 전체의 비준을 거쳐야 한다.
EU 회원국 중 아직 CETA를 비준하지 않은 곳이 많아 공식 발효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집권당 의원들의 사무실에 대한 습격이 잇따르자 의원 20명은 최근 공동성명을 내고 "지역구 사무실이 습격을 당하고 자택까지도 표적이 되고 있다"면서 이런 폭력행위를 즉각 멈춰야 한다고 호소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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