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첫 '해상 원전' 가동 준비…'떠다니는 체르노빌' 우려

입력 2019-08-05 10:52  

러시아 첫 '해상 원전' 가동 준비…'떠다니는 체르노빌' 우려
이달중 시베리아 페베크 도착후 가동 전망…"수단 등에 수출 추진…안전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러시아가 북극해 지역에 전기·난방 공급을 목적으로 추진해온 첫 해상원전의 가동 준비를 마치면서, 환경재앙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가 북방 확장 활동 지원을 위해 계획한 첫 해상원전 '아카데믹 로모노소프'는 대형 바지선에 원자로 2기를 설치한 형태다.
지난해 4월 말 상트페테르부르크 조선소를 출발해 발트해와 노르웨이해를 가로질러 러시아 항구도시 무르만스크에 왔다.
이곳에서 핵연료를 채우는 등 가동 준비를 마친 해상원전은 조만간 북극항로를 따라 4천마일(약 6천400㎞)을 이동한다.
계획대로라면 이 원전은 이달 중 러시아 최북단 도시인 시베리아 페베크에 도착해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아카데믹 로모노소프는 자원이 풍부한 시베리아 추코트카의 가정과 자원 채굴 및 시추 현장에 공급할 전기를 생산한다.
국영 원전기업인 로사톰은 이 원자로가 가동되면 북극 오지에 깨끗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으며, 인근의 노후 원전과 화력발전소를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로사톰이 10여년에 걸쳐 만든 아카데믹 로모노소프에는 과거 핵 추진 쇄빙선에 쓰였던 것과 유사한 KLT-40S 원자로 2기가 장착됐다.


저농축 우라늄을 원료로 쓰는 이 원자로는 약 10만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70㎿의 전력을 생산한다.
침몰하지 않으며 빙하 충돌에 따른 충격이나 최고 7m 높이의 파도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고 로사톰은 설명한다.
로사톰은 원전 직원을 위한 편의시설까지 갖춘 이 해상원전이 본격적인 해외 판매를 위한 일종의 시험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안전에 대한 우려를 떨치지 못한다.
특히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이 원전이 사고에 노출될 경우 '떠다니는 체르노빌'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으며, 바다에 떠 있는 원전에서 생산돼 극지로 전달되는 전력의 경제성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게다가 빙하가 녹으면서 생겨난 북극항로에 대한 경제, 군사적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최근 이 지역에 핵 추진 쇄빙선과 잠수함 등 핵기술이 몰려드는 점은 안전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로사톰 측은 그러나 이런 주장에 근거가 부족하다고 반박한다.
아카데믹 로모노소프의 최고 기술책임진 중 한 명인 블라디미르 이르민쿠는 "(신기술에 대한) 회의론은 언제나 있다. 하지만 사고 가능성을 제기한다면 그 증거도 제시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원전 시공 및 가동 부책임자인 드미트리 알렉세옌코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경험을 검토했다. 쓰나미가 원전을 덮치거나 원전을 육지로 밀어 올리는 경우를 가정해 테스트해봤지만, 규모 9의 지진도 원전 위치를 바꾸지 못한다"고 자신했다.
환경단체들은 러시아가 이 기술을 해외에 판매하는 것도 반대한다.
러시아 환경단체 벨로나의 안나 키리바는 "러시아에서 해상원전이 안전하게 운용될지 모르지만, 이 시설을 해외에 판매할 경우 안전상 우려가 있다. 문제는 러시아가 이 시설을 수단 등에 팔고자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방사능 안전 및 통제 기준이 러시아보다 낮은 곳에서 이런 기술이 이용된다는 사실이 정말 우려스럽다. 그들이 비상상황에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나"라고 반문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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