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산업경쟁력 강화, 日보복 아니어도 가야 할 길이다

입력 2019-08-05 11:48  

[연합시론] 산업경쟁력 강화, 日보복 아니어도 가야 할 길이다

(서울=연합뉴스) 우리나라의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 대책이 나왔다. 일본과의 경제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중장기 계획 1호인 셈이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100대 핵심 전략품목을 선정하고, 특단의 대책을 통해 수입선 다변화와 생산확대를 이뤄 이 품목의 공급안정을 조기에 달성한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재정투자는 물론이고 각종 세제와 행정적 지원을 총동원해 관련 분야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100대 핵심품목은 공급안정 목표 기간에 따라 1년인 단기 20품목과 5년인 중장기 80품목으로 나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기전자, 기계·금속, 기초화학 등 6대 분야의 핵심 품목을 골랐다. 초고순도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핵심소재를 포함한 주력산업과 신산업 핵심소재에 대해서는 신속히 대체 수입국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중장기 품목에는 연구개발(R&D) 재원을 집중 투자하고 혁신적인 R&D 방식도 도입해 국산화를 이루기로 했다. 소재·부품·장비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도 주요 목표가 됐다. 수요-공급 기업 및 수요기업 간 협력모델 구축을 위해 '자금·입지·세제·규제 특례'를 패키지로 지원하며 화학연구원 등 4대 소재연구소를 테스트베드(Test-bed)로 구축한다. 이 분야에 투자하는 대규모 펀드를 조성하고, 특화된 전문인력 공급도 추진하며 글로벌 전문기업, 강소기업, 스타트업을 각각 100개씩 육성하기로 했다.

곧 주요부품 수입차질이 빚어질텐데 1~5년씩 준비를 할 시간이 있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부품 국산화 등도 우리의 희망사항일 뿐 자원과 기술력 차이가 있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있다. 상당 기간 준비를 해온 일본에 비해 우리 정부의 대책은 늦고 구체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수십년간 국제분업 체제에 길들여진 산업구조를 하루아침에 바꾸려는 것이니 쉬울 리가 없다. 그렇다고 일본이 싸움을 걸어온 마당에 가만히 있을 수도 없다. 이 사태가 언제 어떻게 끝날지도 모른다. 장기화에 대비해 철저히 준비하는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왕 준비에 나섰다면 제대로 해야 한다. 어설픈 준비로 대응했다가는 또 일본에 굴욕을 당하게 된다. 오히려 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한단계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가 살길이다. 주요 소재·부품의 국산화나 경쟁력 강화, 국내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 등은 어차피 우리 경제와 산업에 필요한 것들이다. 국가 간 무역이나 기술경쟁 등은 정부가 노골적인 개입만 하지 않았을 뿐 이전에도 전쟁과 같았다. 자기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냉혹하게 움직인다.

지원책을 마련하는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움직여야 한다. 치밀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폭넓은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다. 피해 예상 기업만 지원해줄 게 아니라 모든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규제 완화를 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지금은 선택과 집중을 위해 재정지원 등을 특정 분야로 몰아주어야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 기업은 경제 전장에서 늘 장수요, 군인이다. 이들의 체질 개선을 위해 주저할 이유가 없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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