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총격범의 메가폰' 온라인 커뮤니티 에잇챈 수사

입력 2019-08-09 20:24   수정 2019-08-09 21:26

필리핀, '총격범의 메가폰' 온라인 커뮤니티 에잇챈 수사
"사이트 개발자·소유주 필리핀 거주…사이트 관리 태만여부 보겠다"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의 월마트에서 총기를 난사한 범인이 범행 직전 인종주의 옹호 성명서를 올린 것으로 알려진 온라인 커뮤니티 '에잇챈'(8chan)에 대해 필리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필리핀에는 지난 2013년 이 사이트를 개설한 소프트웨어 개발자 프레드릭 브레넌과 2015년 사이트 운영권을 넘겨받은 미국인 온라인 사업자 짐 왓킨스가 거주 중이다.
필리핀 경찰은 에잇챈에 대한 수사가 아직 초동 단계라면서 에잇챈과 소유주인 왓킨스가 해당 사이트 관리에 소홀했는지를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수사를 맡은 엘피디오 라미레즈 대표수사관은 "가장 먼저 파악에 나설 것은 에잇챈이 필리핀에 미친 영향"이라고 말했다.
라미레즈 수사관은 경찰이 왓킨스와 브레넌 측에 수사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사는 에잇챈이 엘패소 총격과 연관되어 있다는 의혹이 알려진 뒤 촉발됐다고 라미레즈 수사관은 설명했다.
그는 또 필리핀 당국의 수사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것과는 별개라고 덧붙였다.
왓킨스는 WSJ이 이메일로 보낸 확인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 6일 그는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통해 에잇챈 측이 엘패소 총격 사건과 관련해 미 당국의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희생자들에게 조의를 표하면서도 에잇챈이 폭력을 조장했다는 비판에는 대립각을 세웠다.
에잇챈 설립자 브레넌은 8일 필리핀 경찰 수사에 협조 중이라면서 수사관들을 직접 만나기 전까지는 관련 언급을 삼가겠다고 말했다.



메시지 보드로 시작한 에잇챈은 초기에는 유머와 일상 소재 등을 담은 글이 주류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백인 우월주의자 집회 공고나 회원 모집 등의 수단으로 악용됐다.
제한 없이 모든 발언을 허용한 정책을 편 까닭에 대형 총격 사건으로 이어진 극우 이념의 장으로 변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텍사스주 엘패소 동부 쇼핑단지 내 월마트에서 총기를 난사한 총격범 패트릭 크루시어스(21)는 범행 직전 에잇챈에 인종주의를 옹호하는 4페이지 분량의 성명서를 올렸다.
앞서 지난 3월 뉴질랜드 남섬 최대도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 두 곳에서 총격을 벌인 브렌턴 태런트(28)와 지난 4월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파웨이 소재 유대교회당(시너고그) 총격범 존 어니스트(19)도 범행 직전 온라인 선언문을 에잇챈에 개시했다.
지난 4월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파웨이 소재 유대교회당(시너고그) 총격 사건 때도 용의자 존 어니스트(19)가 범행 1시간 전쯤 유대인을 살해하겠다는 계획을 담은 온라인 선언문을 에잇챈에 올린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에잇챈이 "총격범들의 메가폰(Megaphone·확성기)"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에잇챈은 6일 네트워크 제공자가 서비스 중단을 선언하면서 폐쇄됐다가 하루 만에 신(新)나치 신봉 사이트 '데일리 스토머'(The Daily Stormer)의 팝업 사이트로 재등장한 바 있다.



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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