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서외교'로 급물살 탄 북미 실무협상 시계…8월내 성사 주목

입력 2019-08-11 00:59   수정 2019-08-11 04:27

'친서외교'로 급물살 탄 북미 실무협상 시계…8월내 성사 주목
트럼프, 北 발사후 휴가중 트윗 올려 김정은 친서 내용 공개
'포스트 연합훈련' 실무협상 성과, 3차 북미정상회담 바로미터될듯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주춤거리는 듯했던 북미 간 실무협상 시계가 다시 빠르게 돌아가게 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종료되는 대로 협상을 재개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는 소식이 트럼프 대통령의 '입'을 통해 10일(현지시간) 전해지면서다.
지난 6월 말 '판문점 회동'을 통해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 '하노이 노딜' 이후의 긴장·교착 국면을 직접 뚫었던 북미 정상이 이번에도 '친서 외교'를 통해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와 맞물려 지연돼온 실무협상 재개의 길을 연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11일부터 20일까지 열흘간 일정으로 진행되는 한미 연합지휘소 본훈련이 일단락되는 대로 8월 내 실무협상 재개가 가시권 내로 들어오게 됐다.
고비마다 중대 돌파구 역할을 했던 북미 정상의 '톱다운 대화'가 이번에도 다시 한번 힘을 발휘하게 된 셈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났을 당시 '2∼3주' 내에 실무협상을 재가동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북한이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며 연합훈련과 실무협상을 연계하는 한편으로 판문점 회동 이후 5차례에 걸쳐 미사일 시험 발사에 나서면서 실무협상은 당초 북미 정상이 약속했던 '7월 중순' 시간표를 넘기며 표류해왔다.
전날 뉴저지주(州)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여름휴가에 들어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침 트윗을 통해 김 위원장이 자신에게 보낸 친서에서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종료되자마자 만나고 싶고, 협상을 재개하고 싶다고 밝혔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친서의 많은 부분은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김 위원장의 불만 제기였으며, 김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에 대해 '작은 사과'도 했다면서 김 위원장이 훈련이 종료되면 미사일 시험 발사도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전했다.
전날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으로부터 "어제 매우 아름다운 편지를 받았다"고 친서 전달 사실을 밝힌 지 몇 시간 만에 북한이 판문점 회동 이후 5번째 미사일 발사에 나서자 휴가 중에 직접 트윗을 올려 파문 확산 차단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은 북한의 5차 발사 이후 15시간여만에 이뤄진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대응 차원이지 미국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내세우면서 연합훈련이 끝나는 대로 미사일 시험발사도 멈출 것이라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통해 미국 내 회의론을 잠재우려는 차원도 있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친서에서 '매우 친절하게' 말했다며 둘 사이의 '케미'도 거듭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약속'을 함에 따라 북미 간 실무협상 재개가 다시 본궤도에 진입하게 된 모양새이다.
친서 내용에 따르면 '포스트 한미군사 연합훈련' 시점인 이달 하순이나 말께 북미 간 실무협상 테이블이 다시 열릴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11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연합지휘소 본훈련이 20일 끝나기로 돼 있어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있을 때마다 미국에 직접적 위협이 되지 않는 '소형 단거리'라는 점을 강조, 의미 축소를 시도하며 대화의 끈을 이어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북한의 4차 미사일 발사 이후인 지난 7일 북한의 발사가 대북 기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두어 주 안으로 협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역시 협상 재개와 관련, '포스트 한미군사 연합훈련' 시점인 '8월 하순'에 시선을 둬왔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이 '판문점 회동' 당시의 '2∼3주내 실무협상 개최' 합의를 시간 내에 지키지 않은 전례가 있는 가운데 8월 내 실무협상 재개가 성사될지 주목된다.
북미정상회담의 '징검다리'가 될 실무협상이 8월 내 이뤄질 경우 북미 정상 간 3차 핵 담판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윗에서 김 위원장이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끝나는 대로 만나기를 원한다고 했다고 전하면서 자신 역시 너무 머지않은 미래에 만남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핵화 시 더 밝은 미래'라는 청사진도 재확인했다.
다만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려면 실무협상에서 비핵화에 대한 '가시적 성과'가 도출돼야 한다는 입장을 미국측이 견지해온 만큼 3차 회담의 성사 시기 등은 실무협상의 결과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도 그동안' 불가침 확약'을 비롯한 체제 안전보장 카드를 상응 조치로 북한에 '손짓'을 보내면서도 '다른 입장'을 갖고 나오라며 태도 변화를 촉구해왔다.
따라서 지난 2월 말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영변+α'와 제재 해제의 맞교환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북미가 이번에는 '창의적 해법'을 도출할 수 있을지가 3차 정상회담 개최 등 이후 비핵화 협상의 향배를 가를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페이스에 끌려가지 않겠다며 '속도조절론'을 수차례 피력해온 가운데 재선 가도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대선 국면에서 성과가 담보되지 않는 정상회담에 무리하게 임했다 또다시 '노딜 빈손' 역풍을 받기 보다는 실무협상의 끈을 이어가면서 상황관리를 하는 쪽에 무게를 둘 수 있다는 관측도 미 조야 일각에서 나온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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