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오파트라가 썼을까…과학자들, 2천년 전 향수 재생

입력 2019-08-13 16:36  

클레오파트라가 썼을까…과학자들, 2천년 전 향수 재생
기원전 300년 향수공장에서 나온 잔류물 분석 통해 되살려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이집트의 마지막 파라오 여왕인 클레오파트라(BC 69~BC 30, 재위 BC 51~BC 30)가 썼을 수 있는 향수가 약 2천년 만에 재생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13일(현지시간) 고고학자와 향수 전문가팀이 오늘날로 치면 '샤넬 넘버 5' 정도로 불릴 수 있는 향수를 합성해 냈다며 아마도 클레오파트라가 이를 이용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클레오파트라는 로마의 장군 안토니우스를 만나러 타르수스로 가면서 전용 선박에 많은 향수를 뿌려 그녀의 배가 도착하기 훨씬 전부터 향수 냄새가 느껴졌다는 전설이 있을 만큼 향수를 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당시의 향수를 되살려낸 것은 하와이대 고고학자 팀이 카이로 북쪽의 텔 엘 티마이 지역에서 벌인 약 10년간의 발굴 작업 결과다.
이 지역은 기원전 약 4천500년 전에 형성된 고대 이집트 도시 트무이스(Thmuis)로 알려진 곳으로, 고대 세계의 가장 귀한 향수인 멘데시안(Mendesian)과 메토피안(Metopian)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기원전 300년께 한 향수업자가 운영하던 공장을 2012년 발견했고, 공장 안에는 여러 종류의 액체와 함께 여러 개의 작은 유리병과 단지들을 제조하는 공간이 포함돼 있었다.
특히 작은 유리병이나 단지 안에는 비록 향기는 사라졌지만 잔류물이 남아 있어 이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일부 재료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
고고학자 팀은 이들을 이집트 향수관련 전문가들에게 넘겼고 고대 그리스 책자에 나온 제조법에 따라 향기를 되살릴 수 있었다.



재현한 향수의 기초 재료는 몰약이다. 이는 '아프리카의 뿔'(인도양에 접한 북동 아프리카 지역)과 아라비아반도 지역의 가시나무로부터 나온 수지(樹脂·나뭇진)다.
연구팀은 몰약에 향신료 카다멈, 올리브 오일, 계피 등의 재료를 혼합했다.
이를 통해 나온 향수는 마치 올리브 오일처럼, 현대의 향수보다는 더 걸쭉하고 끈적끈적하다. 또 강하고 향긋한 향기를 내면서 오늘날의 것보다 향도 오래간다.
하와이대 고고학자인 로버트 리트만은 여행잡지 '아틀라스 옵스큐라'에 "2천년 동안 누구도 맡지 못하고 또한 클레오파트라가 썼을 수 있는 향수 냄새를 맡는 것은 매우 설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향수를 클레오파트라가 썼을 것이라는 데 이견을 보이는 전문가도 있다.
미국의 향수 제조자인 맨디 아프텔은 더 타임스에 클레오파트라는 자기만의 향을 내기 위해 자체 향수 공장을 가졌을 수 있다며 "그가 사용한 것을 누군가가 확실히 알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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