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선수 같았던 뇌 성상세포, 장기기억 형성에 핵심 기능"

입력 2019-08-26 17:27  

"후보선수 같았던 뇌 성상세포, 장기기억 형성에 핵심 기능"
美 소크 연구소 과학자들 '동물실험'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뇌 신경교세포의 일종인 성상세포(星狀細胞·astrocytes)는 뉴런(신경세포)과 모세혈관 사이의 공간에서 물질대사나 손상된 조직 복원 등에 작용한다. 밝은 세포체로부터 다수의 돌기가 뻗어 나온 모양이 별과 비슷해 이런 명칭이 붙었다.
이 성상세포가 뇌의 장기기억 형성에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사실이 미국 소크 연구소 과학자들에 의해 밝혀졌다. 이 발견은 장기기억 보존이 어려운 치매나 뇌 손상 등의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소크 연구소의 컴퓨터 신경생물학 랩(실험실) 책임자인 테런스 세즈노스키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 보고서를 신경계 전문 학술지 '신경교(神經膠·Glia)' 최근호에 발표했다.
23일(현지시간) 온라인에 공개된 연구 개요(링크 [https://www.eurekalert.org/pub_releases/2019-08/si-bap082319.php])를 보면, 뉴런 사이의 정보 교환과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s) 분비는 '활동 전류'를 이용한 전기 신호에 의존한다.
그러나 성상세포는 대신 칼슘 이온 신호를 방출하고, 신경아교 전달물질(gliotransmitter)을 분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신경아교 전달물질은 화학적으로 신경전달물질과 비슷한 성질을 갖고 있다.
세즈노스키 교수와 안토니우 핀투-두아르트 박사후과정 연구원은 2014년 생쥐 실험을 통해, 성상세포의 신경아교 전달물질 분비를 차단하면 인지 기능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전기 '감마 진동'이 꺼진다는 걸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번에 성상세포가 제 기능을 못 하면 생쥐의 장기기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했다.
성상세포가 칼슘 이온 신호를 방출하는 데 필요한 IP3R2 수용체를 유전공학 기술로 제거하고, 미로 출구 찾기 등 세 가지 과제를 통해 학습 및 기억 능력을 테스트했다.
그 결과 IP3R2 수용체가 제거된 생쥐도 학습 능력에선 정상 생쥐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나아가 학습 후 24~48시간이 지날 때까지는 학습 정보에 대한 기억도 온전히 유지했다.
하지만 2주 내지 4주 후의 테스트에선 큰 차이를 보였다. 이 수용체가 없는 생쥐는 미로 출구 찾기에서 정상 생쥐의 2배에 달하는 실수를 했다.
보고서의 제1 저자인 핀투-두아르트 연구원은 "수주 후에 정상 생쥐는 훈련 직후보다 과제를 더 잘 수행한다. 이는 뇌가 기억 강화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뇌의 기억 강화 과정에는 뉴런에 영향을 미치는 몇 가지 메커니즘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뉴런 간 연결이 강해지는 '장기 강화(long-term potentiation)' 또는 뉴런 간 연결이 부분적으로 약해지는 `장기 위축(long-term depression)'을 통해 뉴런 사이의 정보 교환을 조절할 수 있다.
연구팀은 생쥐의 IP3R2 수용체를 제거하고 성상세포의 활성도를 낮춰도 장기 강화 메커니즘에는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했다. 하지만 장기 위축 메커니즘에선 심각한 결함을 드러냈다.
보고서의 수석저자인 세즈노스키 교수는 "뉴런의 장기 위축 메커니즘은 아직 상세히 연구되지 않았다"라면서 "성상세포가 뉴런의 연결 약화에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를 알아내면, 장기기억을 강화하는 약물 치료법을 개발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che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