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내전 출구 모색 美, 친이란 반군과 직접협상 추진

입력 2019-08-28 09:55  

예멘 내전 출구 모색 美, 친이란 반군과 직접협상 추진
국제사회 비판 이어 미 의회도 내전 종식 압박…사우디 동맹군 내분
전염병·기근 겹친 금세기 최악의 사태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 금세기 최악의 참사로 꼽히는 예멘 내전 종식을 위해 미국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과 직접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전했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를 통해 오만에서 후티 반군과의 휴전 협정을 위한 비밀 회담을 구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4년째로 접어든 예멘 내전은 예멘 정부를 지원하는 사우디 동맹군과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의 대리전 양상을 띠면서 사실상 국제전쟁이 됐다. 이란을 견제하는 미국은 사우디 동맹군을 지원해왔다.
유엔에 따르면 내전으로 사망한 예멘인은 이미 1만명을 넘어섰고, 콜레라 등 감염병과 기근으로 수십만명이 숨졌다. 내전 사망자가 9만명 이상이라는 집계도 있다.
WSJ은 내전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 속에 미국 트럼프 정부와 후티 반군 사이에 처음으로 의미 있는 대화 채널이 열릴 가능성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미국 정부와 예멘 반군의 직접 대화 시도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도 있었다.
2015년 내전 초기에 오바마 정부는 휴전과 미국인 포로 석방을 위해 비밀리에 특사를 보냈다.
지난해 11월 유엔이 중재하는 평화회담이 스웨덴에서 열렸을 때는 미국 당국자들이 반군 지도자들과 만나기도 했지만, 돌파구가 될만한 직접 협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에멘 내전은 미 의회에서 여야 모두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한다.
의회의 압박 속에 미군은 사우디 동맹군에 대한 제한적 지원을 줄여왔다.
사우디는 여러 차례 공습으로 민간인 수천 명을 죽게 만들어 국제사회로부터 전쟁범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오폭이라고 주장하지만, 민간인 사이에 숨어든 반군을 노린 의도적 공격이라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미 의회는 미군의 사우디 지원 중단 결의안을 제출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거부권을 행사했다.
WSJ은 의회가 지원 중단 결의안을 제출할 정도로 예멘 내전이 미국과 사우디 사이에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내전 종식에 관심이 없는 듯한 사우디의 태도도 미국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사우디 동맹군 내부의 균열도 감지되고 있는데, 사우디 동맹군의 다른 한 축인 아랍에미리트(UAE)는 지난 6월부터 병력을 빼고 있다.
이달 초 예멘 임시 수도인 아덴과 남부 아브얀, 샤브와 등에서는 사우디 지원을 받는 정부군과 UAE 지원을 받는 남부 분리주의 세력이 충돌해 사우디와 UAE의 불화설이 불거졌다.
동맹군의 균열이 감지되면서 미국은 예멘 내전을 끝내기 위한 직접 대화의 필요성에도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한편 후티 반군은 이달 13일 테헤란에 대표단을 보낸 데 이어 지난주에는 이란 대사를 임명했다.
공개적으로 테헤란을 찾은 반군 대표단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만나 분명한 지지 의사를 받아내는 등 균열 양상을 보이는 사우디 동맹군과 달리 이란과 결속을 강화하고 있다.
유엔으로부터 합법 정부의 대표로 인정받은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에멘 대통령은 내전 개입 국가들 사이에 평화 협상의 걸림돌로 인식되고 있어 미국이 대화 테이블을 차린다면 그가 배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후티 반군 내부에서도 내전을 계속하려는 세력과 끝내려는 세력이 갈라져 있어 평화협상이 미국이 의도한 대로 전개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후티 반군은 내전 발발 초기 압도적인 사우디 동맹군의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2015년 수도 사나를 점령하면서 사실상 예멘의 서쪽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mino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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