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전문가 '금세기 최악' 예멘내전 "美英佛·이란도 책임" 결론(종합)

입력 2019-09-04 11:06  

유엔전문가 '금세기 최악' 예멘내전 "美英佛·이란도 책임" 결론(종합)
유엔 전문가 패널, 내전 책임자 160명 명단 인권 최고대표에 제출 예정
"아랍동맹군과 반군에 무기 팔아 분쟁 장기화 책임"



(제네바·서울=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임성호 기자 = 금세기 최악의 참사로 꼽히는 예멘 내전을 조사한 유엔 전문가들이 예멘 정부측 아랍 동맹군을 지원하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과 반군을 돕는 이란 측에 모두 전쟁 범죄의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미국, 영국, 프랑스와 이란이 양측에 정보 및 물류 지원을 제공하고, 위법으로 의심되는 무기 판매를 해 분쟁을 장기화한 책임이 있다는 내용을 내주 유엔인권이사회(UNHRC)에 제출할 예정인 보고서에 담았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 전문가 패널은 예멘에서 수년째 내전이 이어지는 동안 사우디가 예멘에 공습을 단행해 많은 민간인 사상자를 발생시키고, 인도주의적 위기를 심화했다고 꼬집었다.
예멘의 후티 반군도 민간인 거주지를 무분별하게 폭격하고 민간인들을 저격했으며, 어린이를 전투에 동원하는 등 전쟁범죄에 연루된 정황이 있다고 패널은 짚었다.
전문가 패널은 전쟁범죄 혐의를 받는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랍동맹군과 예멘 정부군 측 관계자와 정치인을 비롯해 후티 반군 측 인물 160명의 명단도 내전 발발 이후 처음으로 작성했다.
구체적인 명단은 공개하지 않기로 하고 미첼 바젤레트 유엔 인권 최고대표에 제출했다면서 UNHRC가 추가 조사를 비롯한 후속조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문가 패널은 덧붙였다.
조사단을 이끈 카멜 젠두비 예멘 전문가 패널 의장은 예멘에서 자행되는 모든 불법 행위를 즉시 중단하라고 내전 당사자들에게 촉구했다.



그는 더불어 내전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무기 공급 중단을 요구하며 국제사회가 예멘 상황을 더는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젠두비 의장은 "내전 당사자들이 위법과 학대 행위에도 처벌받지 않는 것을 더는 용인할 수 없다"며 "예멘인의 권리를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유엔은 UNHRC의 결의로 지난해 12월 전문가를 모아 예멘 내전에서 자행된 인권 침해 사항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아랍동맹군과 예멘 정부의 비협조에도 희생자와 목격자 600명 이상을 인터뷰하고 각종 문서를 검토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군수업체들은 예멘 내전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전한 사우디와 UAE에 최근 대규모 무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 2월 미국 군수업체 레이시온은 UAE 국방부와 15억5천만 달러(약 1조9천억원) 규모의 미사일 발사 시스템을 UAE 공군에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또 사우디는 영국 무기 수출의 48%를 차지하고, 프랑스가 수출하는 무기를 2번째로 많이 구입하는 나라일 정도로 영국과 프랑스에는 무시할 수 없는 큰 수출 시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영국 정부가 사우디에 판매한 무기들이 예멘 정부군에 지원됐다면서 무기 수출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가디언은 평가했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의 무신 시디퀴 예멘 지부장은 "이 충격적인 보고서가 영국 정부를 일깨우는 경종이 되어야 한다"며 "보고서에는 영국이 사우디를 비롯한 연합국에 무기를 판매해 부채질한 전쟁으로 예멘인들이 불행과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증거가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2015년 3월 발발해 5년째로 접어든 예멘 내전은 예멘 정부를 지원하는 사우디와 UAE의 아랍동맹군과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의 대리전 양상을 띠면서 사실상 국제 전쟁이 됐다.
유엔에 따르면 내전으로 사망한 예멘인은 이미 1만 명을 넘어섰으며, 기관에 따라서는 수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ng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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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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