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균 구강청결제 쓰면 운동 후 혈압 저하 효과 떨어져"

입력 2019-09-05 15:07  

"항균 구강청결제 쓰면 운동 후 혈압 저하 효과 떨어져"
英 플리머스대 연구진, 구강 박테리아 '혈관 확장' 확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운동을 하고 나서 항균 성분이 든 구강 청결제로 입가심을 하면 운동의 혈압 저하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입안에 서식하는 박테리아가 혈류와 혈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영국 플리머스대의 영양학·운동 생리학 전임강사인 라울 베스코스 박사가 스페인 바르셀로나 소재 '유전체 제어 연구 센터'와 협력해 진행했다. 보고서는 과학 저널 '활성 산소 생물학·의학(Free Radical Biology and Medicine)'에 실렸다.
4일(현지시간) 온라인에 공개된 연구 개요(링크 [https://www.eurekalert.org/pub_releases/2019-09/uop-muc090319.php])에 따르면 운동을 할 때 혈관이 팽창한다는 건 학계에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운동을 하면 산화질소 생성량이 늘어나고 혈관이 더 넓어져 근육에 흘러드는 혈액이 증가한다고 한다.
그러나 운동이 끝나고 상당한 시간이 지날 때까지 빨라진 혈액 순환과 떨어진 혈압이 그대로 유지되는 이유는 지금까지 알지 못했다.
산화질소는 운동 중에만 혈액순환을 자극할 뿐 운동 후의 생리 반응과는 관련이 없다고 보고된 적은 있다.
베스코스 박사는 "모든 게 아질산염으로 변하는 산화질소와 관련돼 있다"면서 "아질산염은 건강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여겨지던 때도 있었지만, 지난 10여 년의 연구를 통해 아질산염이 침샘에 흡수된 뒤 침과 섞여 입안에 분비된다는 게 밝혀졌다"고 말했다.
아질산염은 체내 산화질소 생성량을 늘리는 작용을 하며, 어떤 구강 박테리아는 질산염을 아질산염으로 바꾸기도 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아질산염이 침에 녹아 삼켜지면 그 일부가 급속히 혈류에 흡수되면서 산화질소를 생성하는데, 이런 연쇄 반응 덕에 운동 도중 넓혀진 혈관과 낮아진 혈압이 끝난 뒤에도 유지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23명에게 실험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피험자들은 트레드밀(달리기 기구)을 두 번으로 나눠 30분간 달리고 나서, 각각 30·60·90분이 지난 뒤 항균 청결제(클로르헥시딘 0.2% 함유) 또는 민트향 물(위약·placebo)로 입을 가시고 혈압을 측정했다. 연구팀은 또한 운동 직전과 두 시간 후에 피험자들의 혈액 및 침 샘플을 채취해 분석했다.
그 결과, 물로 입을 가신 피험자의 수축기 혈압은 운동 1시간 후 평균 5.2mmHg 떨어졌다. 하지만 항균 청결제를 쓴 피험자는 평균 2.0mmHg 낮아지는 데 그쳤다.
청결제를 쓴 경우엔 운동의 혈압 저하 효과가 처음 1시간 동안 60% 이상 떨어졌고, 2시간 후에는 완전히 사라졌다.
청결제를 쓴 피험자는 운동 후에도 혈중 아질산염 농도가 올라가지 않았지만 물을 쓴 피험자는 농도가 상승했다.
베스코스 박사는 "구강 박테리아를 억제해 질산염이 아질산염으로 변하는 걸 차단하면 운동 후 혈압 저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했다.
ch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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