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코앞인데 탈레반 불렀다니' 트럼프 회담 취소에도 논란

입력 2019-09-09 05:37  

'9·11 코앞인데 탈레반 불렀다니' 트럼프 회담 취소에도 논란
캠프 데이비드는 9·11 대응책 논의한 곳…공화당에서도 비판론
'행정부내 이견 있고 해결책 안된다'는 비판이 협상중단 영향 준듯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무장 반군조직 탈레반 지도자들과 미국에서 회담하기로 했다가 전날 밤 전격 취소한 것을 놓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3천여 명의 미국민 목숨을 앗아간 9·11 테러를 불과 사흘 앞두고 당시 테러범에게 협조한 탈레반이 미국 땅, 그것도 9.11 테러 대응책을 논의한 곳인 캠프 데이비드를 밟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비판이 공화당에서조차 제기된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탈레반을 불러들인 것에 초점을 맞춰 맹비난했다.
민주당 대선 주자인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CNN에 출연해 외교 정책을 일종의 게임쇼처럼 다루는 또 다른 사례라고 비판했다.
다른 대선 주자인 훌리안 카스트로 전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은 NBC에 출연해 "사람들이 지겨워하는 변덕스러운 행동", "또 하나의 기괴한 사건"이라고 비난했다.
비판은 공화당에서도 나왔다. 군 출신인 애덤 킨징어 하원 의원은 트윗을 통해 "9·11을 포기하지 않고 악행을 계속하는 테러조직 지도자들이 우리 위대한 나라에 들어오도록 허용돼선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리즈 체니 하원 의원은 캠프 데이비드는 9·11 테러 이후 대응책을 계획하기 위해 미국 지도자들이 모였던 곳이라며 "탈레반의 어떤 구성원도 그곳에 발을 들여놓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공화당 의원들은 평화 협상에서 떠나려는 트럼프 대통령 의향에 대해 칭찬했지만, 대통령이 탈레반을 처음으로 캠프 데이비드에 초청했다는 사실은 회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나도 캠프 데이비드의 역사에 대해 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도 그 부분을 되새겼다"면서도 "평화 협상을 하려면 우리는 종종 꽤 나쁜 행위자들을 다뤄야 한다", "역사적으로 꽤 나쁜 행위자들도 그것을 통해 다녀간 적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불과 하루 앞두고 전격 취소하며 초안 작성까지 마친 탈레반과의 평화협정을 무용지물로 한 배경을 놓고도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비록 미군 1명을 포함한 12명의 사망자를 낸 지난 5일 테러 공격을 취소 이유로 들었지만, 이것만으로는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 내의 이견, 아프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이 될 수 없고 자칫 문제를 키울 수 있다는 인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합의문 초안대로라면 알카에다와 싸우고 있는 미군 반(反)테러 병력의 지속적 주둔을 보장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친미 성향인 현 아프간 정부의 생존도 위협받을 공산이 크다.
워싱턴포스트는 "많은 이들이 트럼프 행정부가 탈레반에 너무 많이 양보했고, 그들이 극단적 이슬람 규정을 다시 적용해 권리와 자유를 희생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특히 아프간전에 대한 국민적 지지 부재와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 약속, 내년 대선을 고려할 때 한 번 철군이 시작되면 이를 되돌릴 수 없다는 우려 역시 만만찮다.
이에 따라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이 초안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협상을 주도한 잘메이 할릴자드 미국 특사와 고성이 오가는 언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 결정을 환영했다.
AP통신은 "아프간인들은 안전과 지배구조를 개선할 어떤 합의라도 환영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많은 이들은 미국의 마지막 병사가 떠나면 무너져버릴 합의를 미국이 할까 두려워해 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공화당 동료에게서조차 제기되는 부정적 평가를 두려워하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그 협정은 폭력의 감소를 요구했지만 완전한 휴전을 요구하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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