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죄 다른 처벌…日검찰 "닛산車 일본인 사장 입건 안해"

입력 2019-09-10 12:59  

비슷한 죄 다른 처벌…日검찰 "닛산車 일본인 사장 입건 안해"
카를로스 곤 전 회장에게는 '칼' 휘둘렀지만, 일본인 사이카와 사장은 '봐주기'
"부하가 눈치껏 비위행위" 핑계…프랑스誌 "미라를 파내러 간 사람이 미라 돼"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닛산자동차의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을 '보수 축소 신고' 혐의로 체포하며 거침없이 '칼날'을 들이댔던 일본 검찰이 비슷한 혐의가 드러난 같은 회사 일본인 경영진은 입건도 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지검 특수부는 부당하게 보수를 챙긴 사실이 들통나 전날 사의를 표명한 사이카와 히로토(西川廣人) 닛산차 사장에 대해 형사책임을 묻지 않을 방침이다.
닛산차는 사이카와 사장이 자사 주가와 연동해 임원의 인센티브 보수를 결정하는 제도와 관련해 성과보수를 받는 권리 행사일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4천700만엔(약 5억2천184억원)을 더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사이카와 사장의 비위는 부당하게 보수를 챙겼다는 점에서 도쿄지검 특수부가 작년 11월 곤 전 회장을 체포할 때 적용한 보수 축소 신고 혐의(금융상품거래법 위반)와 비슷하다.
다만 액수는 큰 차이가 난다. 도쿄지검은 작년 곤 전 회장 체포 때 그가 실제보다 50억엔(약 555억원)을 적게 신고했다고 밝혔다.


사이카와 사장은 곤 전 회장의 비위를 조사해 이를 검찰에 알리며 '쿠데타'를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도쿄지검이 사이카와 사장에 대해서는 입건하지 않을 방침을 밝히며 든 사유는 사이카와 사장이 아닌 부하직원이 알아서 비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한 검찰 간부는 아사히에 "부하가 눈치껏 (비위 행위를) 한 측면이 있어서 형사사건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곤 전 회장에 대한 수사 중 사이카와 사장의 비위를 파악했지만 입건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검찰의 방침은 곤 전 회장에 대한 처벌과의 형평성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사히는 사이카와 사장이 자신이 이익을 얻기 위해 의도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사실이 인정되면 회사법 위반(특별배임) 혐의를 적용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닛산차 측은 공교롭게도 전날 사이카와 사장의 기자회견에 맞춰 곤 전 회장의 부정행위로 자사가 본 피해 총액이 350억엔(약 3천886억원) 이상 된다고 발표하며 사이카와 사장이 비위로 챙긴 금액과 큰 차이가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NHK는 이날 프랑스 주간지 르푸앙(Le Point)을 인용해 해외의 비판적인 여론을 전하기도 했다.
NHK는 르푸앙이 인터넷판에서 사이카와 사장을 '곤 전 회장을 추락시킨 인물'로 표현하면서 "미라를 파내러 간 사람이 미라가 됐다"는 속담으로 비꼬았다고 보도했다.
이 속담은 사람을 찾으러 간 사람이 돌아오지 못해 실종자와 같은 처지가 됐다는 의미다.


b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