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투사 무대였던 로마 콜로세움에 펼쳐진 '세계 평화의 꿈'

입력 2019-09-23 06:00  

검투사 무대였던 로마 콜로세움에 펼쳐진 '세계 평화의 꿈'
128개국 어린이 그림 5천여점 전시…'한반도 평화' 메시지도
한국전쟁 70주년인 내년 한국 전시도 추진…DMZ 등이 후보지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로마 제정시대 검투사들이 혈투를 벌인 곳으로 이탈리아 역사를 상징하는 건축물인 '콜로세움'이 이번 주 한 주간 평화를 염원하는 전 세계 어린이들의 그림 전시장으로 변모한다.
이탈리아 비정부기구(NGO)인 '평화를 위한 색들'(I Colori Per La Pace)은 23∼29일 콜로세움에서 '평화를 기원하는 그림' 기획전시를 한다고 밝혔다.
이 기간 콜로세움 안팎에는 전 세계 128개국 3∼11세 사이 어린이가 평화를 모티브로 그린 그림 5천여점이 전시된다.
특히 둘레 527m에 이르는 콜로세움 외벽을 빙 둘러싸고 형형색색의 그림이 전시되는 장관이 펼쳐져 수많은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콜로세움 측이 민간단체에 전시 공간을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된 그림 중에는 우리나라 어린이가 그린 그림 한 점도 포함돼 있다.
한국 어린이의 그림은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했다. 태극기를 손에 든 소녀와 북한 인공기를 쥔 소녀가 손을 맞잡고 평화의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이번 전시회의 기원은 75년 전인 194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당시 중부 피렌체에서 북서쪽으로 124㎞가량 떨어진 스타체마(Stazzema)라는 마을에서 독일군이 어린이와 부녀자 560여명을 몰살하는 참상이 발생했다.
그때의 아픔을 기억하고 더는 전쟁 없는 세상을 소망하는 마음으로 2000년 피해자들이 숨진 장소에 평화공원이 들어섰고 평화를 위한 색들이라는 단체도 설립됐다.
이 단체는 이후 20년 가까이 전 세계를 돌며 인종과 종교, 국적을 초월한 어린이들의 동심 어린 그림을 통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



2015년 밀라노 만국박람회(엑스포),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 등 전 세계 이목이 쏠린 축제에서 성황리에 전시가 이뤄졌고, 내년에 개최되는 일본 도쿄 하계 올림픽에도 초청된 상태다.
단체 측은 "미래 지구촌 주인인 어린이들의 순수한 마음의 창(窓)을 통해 세계 평화를 다짐한다는 취지에 공감해 곳곳에서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평화를 위한 색들은 내년 도쿄 올림픽에 앞서 한반도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열망이 동시에 서린 판문점 비무장지대(DMZ)와 대전시 등에서의 기획 전시도 추진하고 있다.
내년은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한국측 홍보대사인 전시·공연기획사 KAE의 정예경 대표는 "반세기 넘는 오랜 냉전 끝에 평화의 싹이 움트기 시작한 한반도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 어린이들의 따뜻한 시선이 전해진다면 그것 자체로 뜻깊은 일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짚었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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