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간디, 2차대전 발발 당일 유대인에 '평화기원' 손편지

입력 2019-09-25 16:28  

印간디, 2차대전 발발 당일 유대인에 '평화기원' 손편지
유대인 지지하면서도 나치에 목소리 높이지 않아 비판받기도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 비폭력 저항으로 인도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마하트마 간디(1869∼1948)가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날 인도의 유대인 관리에게 썼던 손편지가 80년 만에 공개됐다고 AP통신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스라엘 국립도서관은 최근 수백만건의 고문서 속에 보관돼 있던 간디의 이 편지를 온라인상에서 공개했다.
1939년 9월 1일 나치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며 제2차 세계대전의 총성이 울리던 날 간디는 봄베이(현 뭄바이) 시온 협회를 이끌던 아브라함 쇼하트에게 새해 인사와 함께 유대인에게 평화를 기원한다는 이 편지를 썼다.
유대력에서 새해는 9월 하순에서 10월에 시작된다.
간디는 이 손편지에서 역경에 처한 유럽의 유대인들에게 깊은 연민의 뜻을 나타냈다.
AP통신은 이 편지가 근대 인도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간디와 홀로코스트의 복잡하고 미묘했던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간디는 나치에 저항하는 방식도 비폭력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히틀러에게는 유화적인 편지를 보내면서 그를 '친구'로 부르고, 히틀러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그를 '괴물'이라고 여기지는 않는다고 썼다.



간디는 유대인에게 우호적이었지만, 제2차 세계대전의 광풍 속에서 유대인이 겪는 박해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1938년 한 글에서 "유대인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세상에 인간성을 위한, 인간성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전쟁이 있다면, 무차별 박해를 막고자 독일과 싸우는 전쟁이 완전하게 정당화할 수 있겠으나 나는 전쟁을 믿지 않는다"고 썼다.
팔레스타인에 독립 국가를 건설하려는 유대인들의 열망도 적극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았다.
그는 유대인들이 오직 비폭력적인 방식으로만 아랍인들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도 유대계 거물급 인사였던 쇼하트는 간디가 유대인들을 더 적극적으로 지지하기를 바랐다면서, 간디가 시온주의에 대해 아랍의 관점을 취한 데 대해 실망하면서도 그와 관계를 계속 유지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국립도서관 측은 "홀로코스트 전야에 간디가 유대인에게 보낸 개인적 글이라는 점, 간디가 20세기 중요 인물이면서도 유대 또는 이스라엘의 맥락 속에 보편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가치가 있는 편지다"라고 밝혔다.
mino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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