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주제가 한국어판 등장…시위 우려 국경절 행사 축소

입력 2019-09-25 21:43  

홍콩 시위 주제가 한국어판 등장…시위 우려 국경절 행사 축소
베이징서는 사상 최대 열병식 vs 홍콩서는 불꽃놀이도 취소
"中 정부, 2004년 이후 처음으로 홍콩 민주인사 초청 안 해"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16주째를 맞은 가운데 홍콩 시위대 주제가의 한국어 버전이 공개됐다.
신중국 건국 70주년인 10월 1일 국경절 때도 대규모 시위가 예고돼 홍콩 정부는 기념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할 예정이어서, 사상 최대 열병식을 거행하는 베이징의 축제 분위기와는 대조를 이룬다.
25일 홍콩 언론에 따르면 송환법 반대 시위대는 지난 23일 시위 주제가로 일컬어지는 '홍콩에 영광을'(Glory to Hong Kong)'이라는 노래의 한글 버전인 '영광이 다시 오길'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홍콩에 영광을' 노래는 한 홍콩 음악가가 시위대의 단결과 사기 고취를 위해 작곡했으며, 송환법 반대 시위 때마다 불리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정의, 자유, 민주주의에 대한 염원을 담은 이 노래를 '홍콩 국가'라고 부른다.
이 노래의 외국어 버전은 영어에 이어 한글 버전이 두 번째다. 한글 버전인 '영광이 다시 오길'은 유튜브에 올라온 지 이틀 만에 1만8천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노래는 '우린 그렇게 두렵다. 우린 그토록 애절하다. 고개 들면서 구회 외치면서 자유는 다시 오길. 총알 눈앞에 지나가 연기 목 안에 머문다. 피가 흘러도 한 걸음씩 간다. 우리의 자유를 위해.' 등의 가사를 담았다.
홍콩 시위대는 신중국 건국 70주년인 다음 달 1일 국경절을 전후해 대규모 시위를 전개하기로 했다.
대규모 송환법 반대 시위를 주도해 온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은 오는 28일 저녁 7시 홍콩 정부청사 인근 타마르 공원에서 '우산 혁명' 5주년 기념 집회를 열 계획이다.
'우산 혁명'은 홍콩 시민들이 2014년 9월 28일부터 79일 동안 도심을 점거한 채 행정장관 직선제 등을 요구한 민주화 시위를 말한다.
민간인권전선은 국경절인 다음 달 1일에는 오후 2시 빅토리아 공원에서 시작해 홍콩 도심인 센트럴 차터가든까지 행진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이날 시위를 우려한 홍콩 정부는 국경절 행사를 대폭 축소하거나 취소하기로 해 사상 최대 열병식을 거행하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위업을 과시하려는 베이징의 분위기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매년 국경절 때는 홍콩 완차이 컨벤션센터 앞 골든 보히니아 광장에서 저명인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게양식을 거행했는데, 올해는 시위를 우려해 초대받은 인사들이 실내에서 국기 게양식을 지켜보기로 했다.
지난 7월 1일 홍콩 주권반환 기념일 때도 캐리 람 행정장관과 초대받은 인사들은 시위를 우려해 스크린을 통해 국기 게양식을 지켜봤다.
해마다 국경절 밤에 홍콩 도심 항만인 빅토리아 하버에서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열려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데, 올해는 시위를 우려해 이마저 취소했다.
홍콩 정부가 정치적 이유로 국경절 불꽃놀이를 취소한 것은 '우산 혁명'이 벌어졌던 지난 2014년 이후 5년 만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이 정부 관료, 기업인, 법조인, 체육인 등 200여 명의 대표단을 이끌고 베이징에서 열리는 국경절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국경절 시위가 격화할 조짐을 보일 경우 캐리 람 행정장관이 홍콩에 남아 사태에 대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베이징의 국경절 기념식에는 통상 홍콩의 범민주 진영 인사들도 초청됐는데, 이번 기념식에는 2004년 이후 처음으로 홍콩의 민주인사 중 누구도 초청받지 못했다.
이는 송환법 반대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홍콩의 범민주 진영이 중국 중앙정부에 '미운털'이 박혔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최근 송환법 반대 시위대에 대한 관용을 호소한 홍콩 최대 갑부 리카싱(李嘉誠)도 베이징의 국경절 기념식에 초대받지 못했다.
반면에 지난 7월 30일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시위대에 총을 겨눈 경찰을 포함해 홍콩 경찰 10명은 국경절 기념식에 초대받아 대조를 이뤘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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