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검은 여왕' 소프라노 제시 노먼, 74세로 별세

입력 2019-10-01 09:08  

'오페라의 검은 여왕' 소프라노 제시 노먼, 74세로 별세
2015년부터 앓던 척수손상 합병증으로 지난달 30일 숨져
최연소 케네디센터 명예상·그래미 평생공로상 휩쓴 '오페라 스타'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최고의 소프라노'로 추앙받던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흑인 오페라 가수 제시 노먼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 마운트 시나이 세인트 루크 병원에서 별세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향년 74세.
유족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노먼이 이날 오전 7시 54분께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척수손상에 따른 합병증인 패혈성 쇼크와 다기관 기능 부전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노먼은 2015년부터 척수손상을 앓았다.
유족은 "제시의 음악적 성과와 전 세계 청중에게 기쁨의 원천이 될 수 있는 영감을 줬다는 데 대해 너무나 자랑스럽다"며 "기아, 노숙자, 청소년 발달, 예술과 문화 교육 등의 문제에서 그녀의 인도주의적 노력도 마찬가지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례 절차는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에 여전히 인종분리정책이 있던 1945년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아마추어 음악인 가정에서 태어난 노먼은 교회 성가대 활동 등을 하며 성장했다.
9세 때 생일선물로 받은 라디오를 통해 오페라에 눈을 뜬 노먼은 워싱턴DC에 있는 흑인 대학인 하워드대에 장학금을 받고 진학했으며, 이후 피바디음악학교와 미시간대학에서 공부를 계속했다.
이후 유럽으로 건너간 노먼은 1969년 독일에서 열린 ARD 국제 음악콩쿠르 우승을 계기로 세계적인 가수로 발돋움할 기회를 얻었다.
그는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데뷔 공연 무대에서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의 엘리자베트 역으로 호평받으며 일약 스타가 됐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노먼의 목소리를 "소리의 장려한 대저택"이라고 표현했다.
노먼은 이후 이탈리아 라스칼라, 뉴욕 메트로폴리탄 극장 등 세계적인 오페라하우스에 서며 '카르멘'. '아이다' 등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노먼은 그러나 자신의 영역을 오페라나 클래식 음악에 국한하지 않고, 재즈 가수 듀크 엘링턴의 노래 등도 즐겨 불렀다.



1997년 노먼은 52세의 나이로 최연소 케네디센터 명예상을 받았으며, 2010년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예술훈장을 받았다. 또 모두 15차례 그래미상 후보로 올라 4차례 수상했다. 2006년에는 클래식 음악가로는 4번째로 그래미상 클래식 부문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노먼에게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준 프랑스에는 노먼의 이름을 딴 난초도 있다.
노먼은 고향인 오거스타에 '제시 노먼 예술학교'를 세우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이 무료로 방과 후 음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사회 공헌 활동에도 앞장섰다.
'오페라의 검은 여왕' '여자 파바로티'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는 노먼은 2001년, 2002년, 2009년 방한해 국내 관객들과도 만났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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