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팬 분신에 놀란 이란, 월드컵 예선 '여성 경기장 관전' 허용

입력 2019-10-02 10:15  

여성팬 분신에 놀란 이란, 월드컵 예선 '여성 경기장 관전' 허용
에브테카르 부통령 "여건 완비됐다"…일반여성 허용은 처음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이란은 오는 10일 테헤란에서 열릴 축구 월드컵 예선 때 여성이 경기장에서 직접 경기를 관전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마수메 에브테카르(Masoumeh Ebtekar) 이란 부통령이 밝혔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 정부에서 여성문제 등을 담당하는 에브테카르 부통령은 2일자 아사히(朝日)신문 인터뷰에서 "여성을 지키기 위한 (입장금지) 조치가 불행히도 '제한'으로 받아들여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입장 허용) 요구가 높아져 정부는 경기장 좌석과 출입구에서 남녀를 구분하고 여성 화장실을 마련하는 등의 준비를 추진해 마침내 여성의 경기장 입장을 허용할 환경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 후 여성이 경기장에서 남성 스포츠를 관전하는 것을 금지해 왔다. 치한과 폭력방지를 내세운 조치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등은 여성차별이라고 비판해왔다. 여성이 남장을 하고 경기장에 들어가는 사례가 속출하는 가운데 지난달에는 남장 차림으로 경기장에 들어가려다 체포된 여성(29)이 분신자살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여성의 관전이 허용되는 경기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이란과 캄보디아 경기다. 이달 10일 테헤란에 있는 수용인원 8만명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에브테카르 부통령은 "일반 여성도 입장권을 구입하면 입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10월에 열린 이란 대표팀과 볼리비아 대표팀 경기에는 여성 100여명이 남자좌석과 칸막이로 분리된 특별석에서 관전했으나 전원 대표팀과 관련된 여성이었다. 일반 여성의 관전 허용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이슬람 교리에 엄격한 보수 강경파의 반대도 여전하다. 이들은 "경기장내 분위기가 여성에 어울리지 않는다"거나 "반라의 축구선수를 여자가 보는 건 죄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에브테카르 부통령은 "훌리건(난동을 부리는 극성팬) 같은 행위도 있지만 여성이 관전하면 남성들의 관전 매너도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여성은 어디든 갈 수 있어야 하며 스포츠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지적하고 "(여성 관전허용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여성들이 축구를 얼마나 보고 싶어하는지 아는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사히는 이 발언이 여성의 경기장 입장 전면 허용에 긍정적인 입장임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했다.
lhy501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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