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HIV 감염 최근 5년 사이 급증

입력 2019-10-04 16:23  

필리핀, HIV 감염 최근 5년 사이 급증
젊은 층 온라인 '데이팅 앱'이 주요인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에이즈를 유발하는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가 최근 필리핀에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유엔 에이즈 기구를 인용해 3일 보도했다.
에이즈 기구에 따르면 필리핀에서는 2013~2018년 HIV 감염 사례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HIV 감염이 감소하고 있는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전염병학자들이 HIV의 정확한 빠른 확산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보건 관계자들은 근래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일명 소개팅 앱으로 불리는 '데이팅 앱'(dating apps)을 주요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톨릭이 대부분인 필리핀의 전통적 사회 규범상 피임기구 사용이나 책임 있는 성행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온라인 교제 기회가 급증하는 데 따른 무분별한 성행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필리핀에 첫 HIV 감염 사례가 밝혀진 지난 1984년 1월부터 올 5월까지 드러난 HIV 감염자 6만7천395명 가운데 4분의 3 이상이 최근 5년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 사이 HIV에 감염된 사람들 가운데 약 96%는 성적접촉을 통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15~34세 젊은층 동성애자나 양성애자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필리핀 정부 당국은 HIV 감염자들이 그들의 상대를 만난 경위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환자와 의사, 전염병학자 및 활동가들에 따르면 대부분은 온라인을 통해 성적 상대와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HIV 감염자로 5만7천여명의 팔로워를 가진 '지그'라는 27세 남성은 자신이 '그라인더'(Grindr)라는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통해 만난 남성과 안전하지 못한 첫 관계를 가진 후 감염됐다고 밝히고 있다.
자신의 경험담을 팔로워들과 공유하고 있는 그는 젊은이들이 요즘 데이팅 앱을 통해 성관계를 갖고 있다면서 여기에 지식과 자료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백만 명의 아시아 젊은이들이 근래 저렴한 스마트폰과 데이터 플랜 및 앱 등의 영향으로 문자 해득력이 부족해도 쉽게 온라인 탐색이 가능하다.
보수적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에서 온라인 파급 영향으로 동성애자 커뮤니티의 파워가 증가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동성 상대자와 데이트가 가능해졌으나 이에 따른 적절한 성교육과 HIV 검사 등이 수반되지 않아 HIV 감염 급증 사례를 겪고 있다.
필리핀 의회는 올해 들어 HIV 감염 급증에 대처하기 위해 학교에서 성교육을 장려하고 HIV 테스트 해당 연령을 18세에서 15세로 낮추는 법을 마련했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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