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망치한' 북중 수교 70주년…시진핑·김정은 전략적 밀월 과시

입력 2019-10-06 10:16  

'순망치한' 북중 수교 70주년…시진핑·김정은 전략적 밀월 과시
올해 북중 정상 상호 방문…고위급·예술단 방문 봇물
북중, 미 겨냥 의도적 밀착 속 불신 여전…'혈맹' 단어 안 써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김진방 특파원 = 순망치한(脣亡齒寒 서로 떨어질 수 없는 밀접한 관계)의 사이로 불리는 북한과 중국이 6일 수교 70주년 기념일을 맞았다.
중국은 북한이 한미, 미일 동맹 등 미국과 직접 대립을 막는 지리적 저항선이며 북한으로선 폐쇄적인 체제 속에서 거의 모든 대외 경제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1949년 10월 6일 외교 관계를 수립한 양측은 한국전쟁을 거치며 혈맹으로 뭉쳤다가 이후 북한 핵실험 등으로 냉랭한 관계로 변질된 뒤 현재는 미국을 의식해 전략적 밀월 관계를 강화하는 추세다.
올해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양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올해 상호 방문하면서 정상적인 관계 복원을 선언했다.
2009년 북·중 수교 60주년 당시에는 양측 정상이 상호 축전을 보냈고 당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난 바 있다.
지난해만 3차례 방중했던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월 북·중 수교 70주년을 축하하는 뜻에서 베이징(北京)을 깜짝 방문했고 이후 대규모 예술 공연단까지 보내 북·중 간 전통 우의를 과시했다.

시진핑 주석도 산적한 현안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전격적으로 평양을 방문하며 북·중 수교 70주년을 축하하면서 김정은 위원장 체제에 대한 확고한 지지와 비핵화 노력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을 3차례나 찾으며 일방적인 러브콜을 보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시 주석이 답방하면서 그동안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발사 실험으로 틀어진 양국 관계가 복원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양측 정상의 합의에 따라 올해 고위급 및 인문, 문화, 체육 교류가 봇물이 터졌다.
연경철 북한 인민무력성 대외사무국장은 지난달 베이징에서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겸 국방부장과 만나 군사교류 등 양국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양철식 서기국 부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대표단도 지난달 방중했다. 지난 8월에는 김수길 북한군 총정치국장, 김영재 대외경제상, 강윤석 북한 중앙재판소 소장도 중국을 찾은 바 있다.
이런 북·중 간 수교 70주년 기념 분위기에도 양국 간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김정은 위원장의 4차례 방중과 시진핑 주석의 답방에도 불구하고 양국은 과거 한국전쟁 이후 써왔던 '혈맹', '동맹'이란 말 대신에 '전통 우호'만 언급하고 있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북·중이 미국을 의식해 서로 밀착되는 모습을 보일 뿐 상호 불신 때문에 과거 혈맹으로 복귀하지 못한 채 서로 여전히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6월 시진핑 주석의 방북 당시 공동 성명도 내지 못했고 최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평양에 갔다가 이례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도 못하고 돌아온 점 등은 북·중 관계가 포장처럼 원만하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북한은 중국이 유엔 대북 제재 해제에 적극적이지 않고 대북 지원 또한 미흡하다는 불만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중국은 북한이 북핵 협상에 '차이나 패싱'마저 시도하면서 중국을 어렵게 하고 주한미군 철수 등 전략적 목표에도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이러한 북·중 간 불신에도 미·중 무역전쟁과 홍콩 시위, 남중국해 및 대만 문제로 미국과 대립 중인 중국과 비핵화 문제로 맞서고 있는 북한은 여전히 서로 필요한 존재라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즈음해 매번 방중해 시진핑 주석을 만나왔다는 점은 북·중이 서로 미국을 겨냥한 전략적 카드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베이징 소식통은 "올해 북·중 정상이 상호 답방은 한 것은 수교 70주년과 전략적 관계를 고려한 측면이 많고 아직도 양국 간에는 긴장감이 흐르는 것 같다"면서 "그런데도 북·중은 서로 뗄 수 없는 사이라는 점을 잘 알기 때문에 전략적 밀월 강화로 각자 최대 이익을 추구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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