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반복' ESS, 국감서 '뜨거운 감자'…성윤모 "철저 조사"(종합2보)

입력 2019-10-07 18:31  

'화재 반복' ESS, 국감서 '뜨거운 감자'…성윤모 "철저 조사"(종합2보)
의원들 "안전대책 이후에도 조치 제대로 안 이뤄져 추가 화재" 질타
LG화학·삼성SDI 부사장 증인 출석… "해외에서는 화재 사고 없어"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화재 원인 조사 결과와 안전대책 발표 후에도 전국에서 화재 사고가 끊이지 않는 에너지저장장치(ESS·Energy Storage System))가 국정감사에서도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전국 ESS 설치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50여개가 백화점, 지하철역, 병원, 대학, 경기장, 대형쇼핑몰, 도서관, 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에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 중 일부 시설은 화재 사고 당시 가동 중단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ESS는 생산된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내보내는 장치다. 밤이나 바람이 없는 날 등 태양광과 풍력이 전기를 생산할 수 없을 때도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꼭 필요하다.
정부는 2017년 8월부터 1년 9개월간 ESS 설비에서 23건의 발생하자 지난해 말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ESS에 대해 가동중단을 요청했다.

지난 1월에는 민간사업장에도 별도의 전용 건물이 설치돼 있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가동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고, 별도의 전용 건물에 설치된 경우에는 최대 충전율이 70%를 넘지 않도록 운전해달라고 권고했다.
산업부는 지난 6월 11일 ESS 화재 원인 조사 결과와 안전대책을 발표했지만, 이후에도 충남 예산과 강원 평창, 경북 군위 등 3곳에서 또 불이 났다.
윤 의원은 "국민들이 시한폭탄을 끼고 사는 상황"이라며 보다 철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도 산업부의 관리·감독 태도를 질타했다.
김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ESS 사업장 총 1천173개 중 안전조치를 실제 이행했거나 아예 ESS를 철거한 업체는 104개에 불과했다.
산업부는 대책 발표 8일 뒤인 6월 19일 ESS 전(全) 사업장에 공문을 보내 ESS안전관리위원회에서 권고한 안전조치 사항을 통보하고, 3개월 이내에 이행 결과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ESS 설치 사업장이 이행해야 할 안전 조치는 ▲ 전기적 이상 보호장치 설치 ▲ 비상정지장치 설치 및 관리자 경보 시스템 구축 ▲ 온도, 습도, 먼지 등 운영환경의 철저한 관리조치 ▲ 배터리 과충전 방지(배터리 만(滿)충전 이후 추가충전 금지) 등이다.

하지만 의무사항이 아닌 데다 이행을 위해서는 추가 비용이 들다 보니 이행 결과서를 제출한 94개 사업장과 아예 ESS를 철거하겠다고 밝힌 10개 사업장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장에서는 3개월이 훨씬 지난 현재까지 이행 결과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정부 대책 발표 이후 화재가 발생한 3곳(예산·평창·군위)의 ESS 사업장 역시 안전조치 이행 결과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정부가 대책만 발표하고, 실제 사업장에서 이를 이행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손을 놓고 있는 사이 3건의 화재가 추가로 발생했다"며 "ESS 가동을 위해선 안전조치 이행 결과서 제출을 의무화하든가 이행 결과서를 제출한 ESS 사업장에 대해서는 정부가 보험료 일부를 지원해 주는 등의 인센티브를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LG화학 배터리의 안전성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에 ESS 사고 원인과 정부 조사 발표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LG화학 배터리의 화재사고 건수는 총 14건으로 전체 화재 26건의 54%를 차지했다.
더욱이 14건 화재는 모두 2017년 2분기부터 4분기 동안 LG화학 중국 난징(南京)공장에서 만들어진 초기 물량으로 확인됐다. LG화학 제품 화재 중 2018년 이후에 생산된 제품은 단 한 번도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만약 열악한 설치환경과 배터리 시스템의 문제가 아닌 PCS 등의 문제였다면 2018년 이후 제품에는 왜 단 한 번의 화재도 일어나지 않았는지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하다"며 "특정 시기에 만들어진 LG화학의 배터리 제품에 확실히 문제가 있다고 말해도 무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LG화학 배터리 화재가 14건 발생한 것은 사고조사위원회에서도 인지하고 있으며 조사 당시 배터리 문제를 의심해 해체한 결과 접힌 듯한 결함도 발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 배터리를) 모사해서 여러 차례 토론과 실험을 했는데도 배터리로부터 발화가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성 장관은 "대책 발표 이후 발생한 화재 3건은 남아 있는 자료가 있어서 제대로 조사할 여건이 돼 있다"며 "배터리 전문가와 함께 조사의 공정성, 투명성을 위해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참여하게 하고 이해관계자가 방어할 기회도 부여해 화재 원인을 파악해 보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LG화학 측에 비공식적으로 배터리 리콜을 요청했다는 의혹에는 "ESS는 최종 제품이 아니라서 리콜 대상이 아니다"라며 "기업이 자발적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ESS 시설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LG화학과 삼성SDI[006400] 측을 증인으로 불렀다.
삼성SDI 임영호 부사장은 "(삼성SDI 배터리 사용 시설 중) 최근에 발생한 1건을 제외한 8건은 원인을 확인했다"며 "이번에 발생한 사고는 현장 접근이 막 시작돼 아직 원인을 모르고 있으며 최선을 다해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만 불이 난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도) 이상한 점이라고 생각해서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한국이 해외보다 사용량이 많고 외국은 운영자가 전력망을 오랫동안 운영한 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경험이 없다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LG화학 김준호 부사장은 특정 기간 특정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에서 화재가 많이 발생한 만큼 해당 물량을 리콜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원인 규명이 되지 않아서 어렵다"고 답했다.
김 부사장은 "제품에 문제가 있으면 리콜해야 한다고 보지만, 해외에서는 문제가 없는데 국내에서만 화재가 발생했다"며 "이런 상항에서 한국에서 리콜이 이뤄지면 해외 시장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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