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1층 소매 매장, 시위 여파로 월단위 단기계약 '유행'

입력 2019-10-08 10:41  

홍콩의 1층 소매 매장, 시위 여파로 월단위 단기계약 '유행'
부동산 업계 "정치불안 해소 안 되면 연말께 단기계약이 주류"
8월 홍콩 소매 매출, 작년 대비 23% 급감…방문객도 줄어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홍콩 시위 장기화의 여파로 홍콩 도심의 상가가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1층 소매 매장의 경우 임대 기간 2∼3년간의 통상적인 계약 대신 수개월 단위의 단기계약이 유행하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현지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사상 최악의 홍콩 정치 불안이 신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연말께 이런 형태의 단기계약이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보도했다.
부동산 컨설팅 회사인 '나이트프랭크'의 헬렌 맥 선임 이사는 "상가 소유자들은 최악의 상황 때문에 단기 임대를 택할 수밖에 없다"면서 "가게를 비워두는 것보다는 그쪽이 낫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런 형태의 월세 계약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다. 몇몇 상가 소유자들은 임차인에게 매달 계약을 갱신하는 것까지 허용하고 있다"면서 "단기간에 (시위사태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연말이 되면 이런 형태의 계약이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안)에 반대하는 홍콩시민의 시위가 4달여 동안 이어지면서 홍콩을 찾는 관광객이 급감하고 있으며, 도심의 상가들, 특히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는 소매 상가들을 직격탄을 맞고 있다.
도로변에 위치한 1층 상가의 주인들은 계약 기간을 단축해 주는 것은 물론 임대료도 낮춰주고 있다.
6월 9일부터 범죄인 인도법안에 반발하면서 시작된 홍콩의 시위사태는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의 법안 철회 선언에도 불구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일 0시를 기해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복면금지법'이 시행됐음에도 시민들의 시위는 누그러지지 않았다.
주말 시위 여파로 도심의 수많은 가게와 쇼핑센터, 레스토랑, 심지어는 일부 지하철역까지 문을 닫았다.
맥 선임 이사에 따르면 홍콩의 가게 임대계약은 대체로 2∼3년 단위로 이뤄져 왔으나, 소매 상인들이 시위로 본격적인 타격을 입게 된 7월 중순부터 월 단위의 단기 계약이 등장했다.
임대료가 세계 최고 수준인 코즈웨이베이에서 보석 가게를 운영하는 찬 모 씨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상황은 절망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후 서너시면 문을 닫고, 때때로 아예 문을 열지 못한다. 쇼핑몰의 대다수가 문을 닫는다"고 말했다.
홍콩 정부에 따르면 홍콩의 8월 소매 판매액은 294억 홍콩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3%나 급감했다.
홍콩 정부 대변인은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보다도 상황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국경절 황금연휴 기간(1∼7일)에 홍콩을 찾은 관광객도 264만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31%나 줄어들었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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