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쿠르드족 살기 위해 시리아 정권 손잡나

입력 2019-10-09 01:05  

궁지 몰린 쿠르드족 살기 위해 시리아 정권 손잡나
쿠르드족 "미군 떠나면 알아사드 정권이나 러시아 접촉할 수도"
알아사드 정권 "조국으로 돌아오라…모든 영토 방어할 것"
CNN "미군 철수는 알아사드 정권·러시아에 선물될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미국의 불개입 선언으로 터키군의 위협에 노출된 시리아 쿠르드족이 정부군의 손을 잡으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미군이라는 방패를 잃어버린 쿠르드족이 생존을 위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과 손을 잡는 방안도 고심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시리아 쿠르드자치정부의 고위 관리인 바드란 지아 쿠르드는 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미군이 전면 철수할 경우 안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시리아 정부나 러시아와 대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이 지역, 특히 국경 지역을 비울 경우 우리는 가능한 모든 옵션을 고민해야만 할 것"이라며 "미군의 빈 자리를 메우거나 터키의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알아사드 정권이나 러시아와 접촉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그의 발언에 대해 '그간 터키의 위협을 효과적으로 막아온 미군의 철수로 곤경에 처한 쿠르드족의 처지를 대변한다'고 평가했다.
쿠르드족은 2011년 내전 발발로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이 수도 다마스쿠스 방어를 위해 북동부를 비운 사이 이 지역을 장악하고 사실상 자치를 누려왔다.
쿠르드족은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를 조직해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참전했으며, 약 1만1천명의 YPG 대원이 IS와의 전쟁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들의 희생을 담보로 쿠르드족은 미국의 동맹 세력으로 입지를 다졌으나, 터키는 YPG를 자국 내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분파로 보고 공공연히 격퇴 의지를 드러내 왔다.
그러나 시리아 북부에 주둔 중인 미군에 가로막혀 터키의 시리아 진격 시도는 번번이 실패했다.
그간 터키의 위협에서 쿠르드족을 보호하는 방패 역할을 해온 미국은 지난 6일 입장을 바꿨다.
미 백악관은 "터키가 시리아 북부 군사작전을 추진할 것"이라며 "미군은 그 작전에 지원도 개입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쿠르드족이 미국에 버림받자 다마스쿠스의 알아사드 정권이 손을 내미는 모양새다.
쿠르드족은 알아사드 정권을 독립국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언젠가 넘어야 할 산으로 여겼고, 알아사드 정권은 쿠르드족을 내전의 혼란을 틈타 북동부를 무단으로 점령한 국가전복 세력으로 인식해왔다.
비록 정부군과 반군처럼 본격적인 교전을 벌이지는 않았지만, 양측은 서로를 적대시했으며 쿠르드족은 알아사드 정권이 주도하는 시리아헌법위원회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그런데 쿠르드족이 미국에 버림받자 알아사드 정권은 쿠르드족에게 '조국의 품으로 돌아오라'며 손짓하고 있다.
파이살 미크다드 시리아 외교차관은 이날 친(親)정부 일간 '알와튼'과의 인터뷰에서 쿠르드족에 정부 측에 설 것을 요구했다.
미크다드 차관은 "조국은 모든 아들을 환영한다"며 "정부는 모든 문제를 긍정적이고 비폭력적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군의 군사작전에 대해서는 "정부는 모든 시리아 영토를 방어할 것이며 어떤 영토의 점령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르드족이 알아사드 정권과 손을 잡을 경우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와 이란이 시리아 북동부로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시리아 주둔 미군의 철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에게 주는 선물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NN은 "미군이 철수하면 러시아와 알아사드 정권은 쿠르드족과 정치적 거래를 하거나 우월한 화력을 앞세워 진압하는 것 사이에서 손쉬운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시리아 북동부의 미군은 수는 적지만 이란을 견제해왔다"며 "이 지역에서 미군이 철수할 경우 이란에 이라크와 시리아를 거쳐 레바논의 친(親)이란 세력을 연결하는 통로를 열어줌으로써 미국의 핵심 우방인 이스라엘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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