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점휴업' 장기화하나…교류 상징 금강산관광에 또 '악재'

입력 2019-10-23 09:16   수정 2019-10-23 15:23

'개점휴업' 장기화하나…교류 상징 금강산관광에 또 '악재'
1998년 11월 개시…2008년 관광객 피격으로 11년째 중단
김정은 '남측 시설 철거' 지시에 '50년 사업권' 현대그룹은 '한숨'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의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하면서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금강산관광의 재개 전망이 한층 더 불투명하게 됐다.
지난해 한반도 평화 무드가 무르익으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발표한 '평양공동선언'에 금강산관광 관련 문구가 포함돼 재개 기대감이 커졌지만 또다시 악재를 만난 셈이다.
금강산관광 주사업자인 현대아산이 속한 현대그룹은 가뜩이나 최근 남북관계가 다시 경색 국면에 접어들면서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가 줄어든 가운데 23일 김 위원장의 지시를 전한 조선중앙통신의 보도가 나오자 우려 섞인 깊은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금강산관광은 1989년 고(故)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남측 기업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을 공식 방문, '금강산관광 개발 의정서'를 북한 당국과 체결하면서 물꼬를 텄다.
약 10년 뒤인 1998년 10월 정 명예회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하고 '금강산관광 사업에 관한 합의서 및 부속합의서'에 서명했으며, 그 다음달인 11월 금강호가 강원도 동해항을 떠나면서 역사적인 관광 개시를 알렸다.
당시 금강산 지역을 50년간 임차하고 9억4천200만 달러를 북측에 지불하는 조건이었다.
이후 2003년에는 금강산 육로관광이 시작됐고, 2005년에는 관광객 100만명을 돌파한 기념으로 KBS '열린음악회'가 현지에서 열리기도 했다.
2006년 농협 금강산지점 개소, 2008년 승용차 관광 개시와 금강산 골프장 완공 등 '순항'을 거듭하던 금강산관광은 그러나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난다. 관광객 박왕자 씨가 북한군이 쏜 총에 맞아 목숨을 잃으면서 관광은 중단됐다.

이듬해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이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금강산재개에 합의한 뒤 당국간에도 재개를 위한 회담이 열렸지만 입장 차로 결렬됐으며, 급기야 2011년에는 금강산에 상주하는 남측 인원이 전원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관광 중단 이후에도 금강산에서 이산가족상봉 행사와 현대그룹의 관광 시작 15주년 기념식 등이 열렸지만 관광객에게는 문이 열리지 않았다.
2008년 7월까지 금강산을 찾은 관광객은 총 195만5천951명으로 집계됐다. '200만명 달성'을 눈앞에 두고 중단된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 4월 판문점 선언 이후 조금씩 '서광'이 비치면서 현대그룹은 현정은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경협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다.
지난해 11월에는 금강산 현지에서 관광 20주년을 기념하는 남북공동행사가 열렸고, 방북한 남측의 각계 인사는 구룡폭포와 구룡연, 관폭정 등을 둘러보며 관광 재개를 기원하기도 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금강산 '우선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하노이 담판' 결렬 이후 상황은 다시 비관적인 방향으로 돌아섰다.
현대그룹이 지난 8월 고 정몽헌 전 회장의 16주기 추모행사를 금강산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북측이 이를 거부한 데 이어 김 위원장이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하면서 11년째 이어지고 있는 '개점휴업'은 더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huma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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