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이라크·레바논 시위는 미국의 공작"

입력 2019-10-31 16:41  

이란 최고지도자 "이라크·레바논 시위는 미국의 공작"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이달 들어 이라크와 레바논에서 이어진 반정부 시위의 배후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이라고 주장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30일(현지시간) 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해 "이라크와 레바논의 정책 당국자는 미국과 서방, 시온주의자(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이 조성한 혼란과 불안을 치유하기 바란다"라고 연설했다.
또 이들 나라의 반정부 시위에 중동의 반동적 국가(사우디아라비아, UAE)가 자금을 댔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은 정당한 요구를 하지만 그 요구는 그 나라의 법체계 안에서 해결돼야 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라며 "적들은 이란에 대해서도 똑같은 공작을 꾸몄지만 이란 국민이 이를 간파해 무용지물이 됐다"라고 강조했다.
이라크와 레바논에서는 지난 한 달간 실업난, 부패 청산,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는 시민의 시위가 벌어졌다.
레바논은 인명피해가 거의 없지만, 이라크에서는 시위를 진압하려는 군경의 발포로 시민이 250여명 사망했다.
이란은 이들 국가의 정부를 주도하는 시아파 정파를 직·간접으로 지원하는 만큼 이라크와 레바논에서 벌어지는 반정부 시위에 비판적이다.
레바논에서는 29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지지자들이 반정부 시위대의 텐트를 급습하고 주먹다짐을 벌이기도 했다.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는 시위 12일만인 29일 사퇴했다.



한편 미국 AP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라크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이튿날(이달 2일)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야간에 바그다드에 날아와 이라크 관리들과 대책 회의를 했다고 30일 보도했다.
AP통신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이라크 총리를 대신하는 것을 보고 이라크 안보 담당자들이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이번 반정부 시위가 시아파 지역인 이라크 남부를 중심으로 일어났고, 시위대가 이란의 내정 간섭을 규탄하자 이란이 이를 심각히 여겨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바그다드까지 왔을 것으로 분석했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두 이라크 관리는 AP통신에 "이란에서도 (2017년 말)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는데 통제했다. 우리는 이런 시위를 어떻게 다루는지 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다녀간 다음 날부터 이라크 군경이 시위대를 강경하게 진압했고, 사상자가 대규모로 났다며 연관성을 부각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란과 관련, 종종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대리 세력을 통해 주변국의 내정을 간섭하고 테러리즘을 지원, 확산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곤 한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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