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마구잡이 댐 건설…메콩강 수위 30년 만에 최저

입력 2019-11-01 12:22   수정 2019-11-01 13:36

가뭄에 마구잡이 댐 건설…메콩강 수위 30년 만에 최저
비 찔끔·댐 44개 난립에 강폭 1㎞→수십m로…"댐 46개 추가 건설 중"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한 때 웅장함을 자랑하던 '동남아의 젖줄' 메콩강이 가뭄에다 마구잡이 댐 건설까지 겹치면서 수위가 역대 최저로 떨어져 주민들의 삶도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콩강은 중국 티베트 고원에서 발원해 미얀마·라오스·태국·캄보디아·베트남을 거쳐 남중국해로 흐르는 길이 4천20㎞, 유역면적 80만㎢인 동남아 최대의 강으로, 수천만 명이 강을 따라 어업과 농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1일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환경운동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태국 측이 건설을 강행한 사야부리 수력발전소가 라오스에서 가동을 시작했다.
전문가들이 지난 수년간 사야부리 수력발전소가 건설될 경우, 고기잡이에 영향을 주고 침전물이 발생해 메콩강 수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해왔지만 댐 건설을 예정대로 진행됐다.
댐 가동에 즈음해 방문한 태국 북동부 로에이 지역에서는 한때 1㎞에 달했던 강폭이 수십 미터로 쪼그라들었고, 곳곳에 진흙 가득한 물웅덩이도 보인다고 통신은 전했다.
어민들은 우기임에도 제대로 비가 오지 않은 데다 사야부리 댐 건설로 인해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고기가 거의 없는 그물을 배로 걷어 올리던 어민 숩 아운깨우는 "그들이 원한다면 우리가 반대할 순 없지만 더는 댐이 건설되지 않기를 원한다"며 "수위가 줄어들다 보니 고기들이 산란에도 혼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모니터 인터내셔널 리버스'에 따르면 메콩강이 국토를 관통하는 라오스는 '아시아의 배터리'를 목표로 현재 44개의 수력 발전소를 가동하고 있으며, 추가로 46개의 댐 공사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라오스의 댐 건설 열풍으로 인해 가뭄으로 인한 메콩강 유역 주민들의 곤경이 더 커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웅대한 메콩강의 최후의 날' 저자인 브라이언 에일러는 "댐들이 메콩강의 죽음을 야기하고 있다"면서 "특히 강 하류 지역은 내년에 비가 다시 내리기 전까지는 최악의 고비인 상태"라고 주장했다.
메콩강유역위원회(MRC)는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메콩강 수위가 거의 3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존 역대 최저 수위는 1992년에 기록된 바 있다.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과 인접한 태국 농카이 지역의 경우, 강 수위가 지난 29일 약 1m에 불과해 예년 평균보다도 몇 배나 더 낮아졌다고 MRC는 전했다.
MRC는 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측량 결과, 강 수위가 매년 이맘때 최저 수위보다도 현저히 더 낮다"면서 "건기가 다가오는 만큼 앞으로 수위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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