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20대 부자 불법 무기 소지 혐의 체포…동조자 10명도 수사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에서 이슬람 사원(모스크) 폭파 테러를 모의한 극우주의자 일당이 적발됐다.
13일(현지시간) 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피렌체·시에나 경찰은 불법 무기 소지 등 혐의로 은행원 출신인 62세 남성과 그의 아들(22) 등 2명을 체포하는 한편 공범 성격의 용의자 10명을 수사중이다.
이들은 시에나에서 북서쪽으로 30㎞가량 떨어진 콜레 발 델사에 있는 모스크를 폭파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도청을 통해 '모스크 내 가스관을 터뜨려 건물을 통째로 날려 보낼 것'이라는 한 남성의 음성 기록을 확보했다.
일부는 이슬람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무기를 들고 싸워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이들은 다만, 경찰에 붙잡힐 것을 우려해 범행 계획을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고 한다.
체포된 부자의 주거지 등에서는 총기와 폭발물을 비롯해 상당수의 전쟁 무기가 발견됐다. 이 가운데는 강력한 폭발성을 지닌 TNT도 있었다.
경찰은 이들이 체제 전복 목적을 가진 불법 단체를 설립하고자 이러한 무기를 소지한 게 아닌지 의심한다.
두 부자를 포함한 용의자들은 파시즘·나치즘을 추종하는 극우주의자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의 주거지 등에서 나치 친위대(SS) 휘장이 붙은 군복을 입은 사진, 2차세계대전 당시 파시즘 창시자인 베니토 무솔리니가 유격대에 붙잡혀 처형된 장소에서 찍은 사진, 나치 문양이 찍힌 포스터 등을 압수했다.
한 용의자는 네오파시스트 단체에 가입해 활동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 범죄 전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이들이 극우 정치 세력과 연결됐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다른 공범 존재 여부 등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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