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첫 공개청문회, '우크라이나 의혹'에 힘 실어"

입력 2019-11-14 13:38   수정 2019-11-14 15:31

美언론 "첫 공개청문회, '우크라이나 의혹'에 힘 실어"
테일러의 '새로운 증언'에 주목…"대부분 미국인은 알지 못해"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 하원의 첫 공개 청문회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우크라이나 의혹'에 힘을 실어주는 증언들이 나왔다고 평가했다.
다만, 결정적인 한방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며 청문회가 실제로 탄핵으로 이어질 것인지는 물음표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13일(현지시간) 미 전역으로 5시간여 생중계된 청문회에는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대행과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가 증언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는 "테일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서 도움을 얻기 위해 외국의 힘을 빌리려 권력을 남용했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미국 현대 역사상 세번째로 열린 이번 청문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미국의 대 우크라이나 외교정책의 중심에 놓으려고 '매우 비정상적(highly irregular)으로 노력했다'고 생생히 묘사한 테일러의 증언과 트럼프 대통령을 한층 직접 연결시켰다(tie directly)"고 덧붙였다.
청문회에서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절실한 군사 원조를 철회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자신의 재선 캠페인에서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 했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애를 썼다.
반면 공화당은 그러한 민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일절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이번 청문회 절차가 불공정하고 불법적이라고 몰아붙이면서 테일러 대행과 켄트 부차관보의 증언을 "증거는 없고 전언과 추측만 제공할 뿐"이라며 일축했다.
이에 대해 NYT는 "공화당은 지금껏 양당(공화당·민주당) 출신 대통령들 아래서 두 사람이 합쳐서 70년간 공직 생활을 해온 테일러와 켄트를 '정치적인 관료'라고 몰아세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테일러와 켄트, 두 현직 외교관이 대통령 탄핵 청문회에 출석한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미국 현대사에서 이례적인 일"이라며 "두 사람은 국무부와 백악관의 명령을 따르지 않고 대통령에 불리한 증언을 하기 위해 나섰다"고 평가했다.
NYT는 이번 공개 청문회가 정치적 규범을 무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분노로 그를 탄핵하려는 민주당에는 많은 동력을 제시할 것이며, 공개 청문회는 앞서 7주간 비공개 청문회에서 나온 증언들을 토대로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실제 탄핵이 이뤄지는 것은 다른 문제다.

신문은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하려는 민주당을 멈추게 할 수는 없지만, 탄핵을 위한 투표는 당파 논리를 따르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확실히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새로운 증언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적을 조사하라고 우크라이나를 압박했다는 의혹에 힘을 실어줬다"고 평가했다.
미국 언론이 일제히 주목한 '새로운 증언'은 테일러 대행의 보좌관이 지난 7월 26일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대사를 수행, 우크라이나 키예프를 방문했을 때 들었다는 내용이다.
한 식당에서 선들랜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해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수석고문과의 만남을 포함한 일정에 대해 진전 사항을 보고했고 이 때 테일러의 보좌관이 통화 내용을 들었다는 것이다.
당시 트럼프는 선들랜드에게 바이든 수사에 관해 물었으며 이에 선들랜드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진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는 것을 보좌관이 들었다고 테일러는 말했다.
또 테일러의 보좌관은 선들랜드에게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고, 트럼프는 자신의 개인변호사 루디 줄리아니가 우크라이나 측에 요구한 바이든 수사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선들랜드는 말했다는 것이다.
이는 테일러가 비공개 증언에서 밝히지 않은 내용이다.
이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에서 바이든 수사를 종용했다는 7월 25일 통화 다음 날에 이뤄졌다.
WP는 "이 깜짝 놀랄 증언은 이번 청문회를 촉발시킨, 트럼프가 개인적으로 우크라이나에 압력을 가했음을 드러내는 새로운 증거"라고 평가했다.
WP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의혹에서의) 정확한 역할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CNN은 "종일 이어진 첫날 청문회는 양당 모두에 '물어뜯을 거리'(chew on)를 충분히 제공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항의 초안을 작성하게 되면 반드시 인용할 도움이 되는 답변을 테일러와 켄트에게서 이끌어냈다"고, 공화당은 "증인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접촉하지 않았다는 점을 반복해서 지적하면서 여러 번 펀치를 날렸다"고 평가했다.
CNN은 그러나 양당이 이렇듯 공격과 방어에 열을 올리고 있음에도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도대체 무엇인지 일반 미국인들은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CNN은 "민주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권력 남용이라는 단순 명료한 이슈라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우크라이나 의혹이 무엇인지 모른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민주당은 이번 사안을 이해하기 쉽게 만들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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