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 뿌연 '브레인 포그', 염증과 인과관계 있다"

입력 2019-11-18 14:57  

"머릿속 뿌연 '브레인 포그', 염증과 인과관계 있다"
영국 버밍엄대 연구진, 저널 '뉴로 이미지'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머릿속이 맑지 못해 분명한 사고와 표현이 어려운 이른바 '브레인 포그(brain fog)'가 몸 안의 염증과 직접 연관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브레인 포그는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한 느낌이 지속하면서 집중력과 기억력 감퇴, 식욕 저하, 피로감, 우울증 등을 동반하는 상태를 말한다.
빈혈이나 갑상선 기능 저하에 따른 뇌 혈류 장애, 뇌 신경 염증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긴 했지만, 체내 염증과 브레인 포그의 인과 관계가 의학적으로 입증된 건 처음이다.
학계에선 브레인 포그를 질병으로 분류하지 않지만 방치하면 치매로 진행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는 영국 버밍엄대 과학자들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연구진과 협력해 진행했다. 관련 논문은 저널 '뉴로 이미지(NeuroImage)'에 최근 실렸다.
버밍엄대가 15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현재 영국의 만성 질환 환자는 약 1천200만 명으로 추정되며, 이중 다수는 심각한 정신적 피로감, 즉 브레인 포그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연구팀은 뇌의 시각 자극 주의(visual attention) 영역에 초점을 맞춰 20명의 젊은 남성 지원자에 실험했다.
살모넬라 티푸스 백신과 증류수 위약(placebo) 가운데 하나를 각각 다른 날 피험자에게 주입한 뒤 컴퓨터 영상에 대한 인지 반응을 테스트하고, 주의 조절 능력과 뇌 활성도를 측정했다.
주의 조절 능력은, 각각 다른 뇌 영역이 관여하는 경보(alerting)·정향(orienting)·실행 제어(executive control) 등 세 가지 과정으로 나눠 평가했다.
분석 결과, 염증은 '경보' 상태와 연관된 뇌 활동에 나쁜 영향을 미쳤으나, 정향이나 실행 제어 과정과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버밍엄대 인간 뇌 건강 센터의 알리 마자헤리 심리학 부교수는 "학계에서 감염과 인지 기능의 연관성을 의심한 건 오래됐지만 인과 관계를 명백히 밝히지는 못했다"라면서 "우리 연구에서 뇌 신경회로의 특정한 부분이 염증의 영향을 받는다는 게 분명히 입증됐는데 이게 브레인 포그가 생기는 이유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마자헤리 교수는 같은 대학의 제인 레이먼드 교수와 함께 논문의 공동 수석저자를 맡았다
염증과 뇌 기능의 상관관계를 더 깊숙이 이해하면 비만, 신장 질환, 알츠하이머병 등과 같이 만성 염증을 동반하는 환자의 인지 기능을 항염제로 개선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평가한다.
또한 미세한 뇌 기능 변화가, 이런 염증 질환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를 초기에 발견하는 표지(marker)로 활용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높다.
ch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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