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서 공모 신탁상품 판매 허용 여부 촉각…금융당국 신중론(종합)

입력 2019-11-20 18:16  

은행서 공모 신탁상품 판매 허용 여부 촉각…금융당국 신중론(종합)
금융위원장 "공모·사모 분리만 할 수 있다면 공모 신탁 장려"
금융위-은행권, 신탁상품 성격 이견…"사모로 봐야" vs "사모·공모 혼재"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김남권 기자 = 금융당국 수장이 공모 신탁상품 판매는 장려하고 싶다는 취지로 발언함에 따라 은행권의 바람대로 신탁 상품 판매의 길이 열릴지 주목된다.
다만 신탁상품을 사모로 규정한 금융당국과 사모와 공모로 구분된다는 은행권의 입장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려 최종 조율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원금손실 사태를 계기로 지난 14일 고위험 사모펀드와 신탁의 은행 판매를 제한하는 내용이 핵심인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종합 대책을 내놨다.
이를 위해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이란 개념을 도입했다. 파생상품이 내재해 투자자가 이해하기 어렵고 원금을 20% 이상 잃을 수 있는 상품이 대상이다.
은행들이 특히 신탁 판매 금지에 반발하는 가운데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0일 공모 상품을 장려한다면서 신탁 상품을 거론했다.
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자영업자 금융지원 프로그램 간담회를 끝내고 기자들과 만나 "신탁은 사실상 사모라고 하는데, 신탁을 (공모와 사모로) 분리만 할 수 있다면 (공모 신탁을) 장려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상품이든 공모는 저희가 장려를 하고 싶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이번에 판매가 금지된 신탁 중 공모 신탁은 허용해달라는 은행권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위원장의 발언은 공모처럼 투자자 보호장치가 확실하게 이뤄지는 판매를 강조한 취지"라며 "은행권의 요구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은 아니며 은행들의 의견을 취합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날 오전 은행연합회와 각 은행 신탁 담당 부서장 등과 만난 자리에서 은행권의 공식적인 입장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이 특히 문제 삼은 것은 신탁 판매 금지 부분이다.
은행권의 파생결합증권(DLS) 판매 현황을 보면 은행의 불만이 왜 나오는지 짐작할 수 있다.
DLS는 금리, 신용, 원자재, 환율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상품이고, 이중 개별 종목의 주가나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을 주가연계증권(ELS)이라고 한다.
DLS를 펀드로 팔면 DLF가 되고 신탁으로 팔면 파생결합증권신탁(DLT)이 된다. 마찬가지로 ELS를 펀드로 팔면 주가연계펀드(ELF), 신탁으로 팔면 주가연계신탁(ELT)이 된다.
이번에 문제가 된 DLF가 속한 원금 비(非)보장형·사모 DLF의 규모는 6월 말 현재 4조3천억원이다. 이와 달리 은행권에서 판매가 금지될 신탁의 규모는 42조9천억원에 달한다.
은행 입장에서는 4조3천억 규모의 상품 중 일부가 말썽을 일으켰는데 이와 종류가 다른 42조9천억원짜리 시장이 없어질 형국인 셈이다.
특히 은행권은 ELT가 판매 금지되는 것에 불만이 많다. 은행 신탁 중 ELT가 40조4천억원으로 대부분이고, DLT는 2조5천억원 수준이다.
ELT는 DLS와 종류가 다른 ELS를 담은 신탁 상품으로, ELS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ELS는 대개 6개월마다 돌아오는 평가 시점에 기초자산이 특정 기준 이하로 내려가지 않으면 조기 상환이 되는 구조여서다.
은행권은 ELS도 펀드와 같이 공모와 사모가 나뉘므로 사모 ELS는 금지하더라도 공모 ELS는 신탁으로 팔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신탁은 공모 펀드 수준의 규제를 받고 있는데 이번에 고난도 사모펀드와 함께 판매 금지 대상에 포함된 것은 지나친 규제라며 펀드와 같이 신탁도 사모와 공모를 구분, 사모만 금지하고 공모는 팔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게 은행권의 입장이다.
금융위의 입장은 이와 다르다.
공모나 사모 ELS를 편입하는 것과 관계없이 신탁은 개인 투자자와 금융사가 일대일 계약에 따른 것이기에 사모 상품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위는 계약과 판매 방식에, 은행권은 편입 상품의 성격에 각각 방점을 찍으면서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일단 은행연합회가 은행들의 의견을 취합해 신탁 상품 판매의 구체적인 현황과 입장을 정리해 당국에 전달하면 금융위는 조율 과정을 거쳐 다음주 중 최종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pseudoj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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